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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엽 "내 인권 돌려받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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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구준엽이 6일 오후 여의도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DJ쿠' 구준엽(40)이 최근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로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받은 데 대해 억울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구준엽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2년 서대문경찰서, 지난해 부산지검에 이어 이번 서울경찰청 마약 조사까지 세 번째"라며 "마약 투약을 한 적이 없는데도 마약투약자 등의 허위 제보로 7년에 걸쳐 마약 검사를 받고 결백을 입증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1일 우리 집 인근에서 진행된 소변 검사에서는 깨끗함을 증명했고, 3주 후 나올 체모 검사에서도 결백을 증명할 자신이 있다"며 "한번 마약 검사를 해간 후 결백이 입증됐으면 검찰과 경찰이 다음 번에는 정확한 증거를 갖고 신중하게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마약 투약 루머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데 대해서는 "죄라면 클럽에 자주 가는 것"이라며 "나는 스트레스를 풀러 클럽에 가서 음악을 듣고 춤을 춘다. 단지 그 자리에서 마약 하는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억울하다. 담배 끊은 지도 5년"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예인 마약 수사가 뉴스에 오르내렸을 때 함께 TV를 보던 홀어머니가 "또 너에게 조사 나오는 것 아니냐"고 물어 "그러면 검사 받으면 되죠"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백을 위해서라면 수십 번, 수 백번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받은 마약 조사가 내게는 '마약하는 가수 K'로 돌아왔다.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인권을 보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기자회견 전문]

기자회견에 앞서 얼마 전 어머니와 나눈 대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와 같이 TV를 보는데 뉴스에서 주지훈을 비롯한 여러 연예인의 마약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에게 "너 또 검사 나오는것 아니냐"고 물으셨고, 걱정하실까봐 "검사 나오면 또 하면 되죠 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2002년 처음 마약 혐의로 검사를 받을 때 어머니께서 쇼크로 쓰러지셨는데 이제는 내성이 생기셨는지 편하게 얘기하십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내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과 내 자신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고 한 가정의 아들입니다. 그동안 속으로만 삼켜왔던 불합리적인 대우와 오해, 루머, 수치심을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는 7년여에 걸쳐 마약 투약을 한 적이 없음에도 검찰, 경찰에 마약 조사를 받았습니다.

2002년, 2008년, 2009년 세차례에 걸쳐 마약 검사를 했습니다. 2002년은 서대문 경찰서에서 허위 증언으로 인해 제보 받고 검사했고 2008년도 부산경찰청에서 마약 투여 연예인의 허위 제보를 받고 검사를 했습니다. 최근의 소변 검사에서도 내 결백이 증명됐습니다. 이렇게 마약 투약자들의 허위 제보에 마약 수사가 있을 때마다 나는 검사에 응해야 했습니다.

검사 요청을 받을 때마다 나의 모든 일정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검찰로부터 많은 연락이 왔습니다. 할 수 없이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검사에 응해야 했습니다. 내 결백이 증명됐을 때는 다음 번에 한번 더 신중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을 한다는 말에 지인들은 세번이나 검사를 받았다고 알리면 마약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오인한다고 밝히지 말라고 만류했습니다.

무섭습니다. 결백을 위해서라면 수십 수백번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받았던 마약 조사가 수치심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통해 나의 인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인권을 보호받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후배들, 선배들도 이런 추측 수사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듯 저라도 꿈틀거려 알리고 싶었습니다. 변호사를 통해 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관계 부처에 문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의 인권과 수치심을 돌려받고 싶은 것 뿐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 여러분들이 내게 힘이 돼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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