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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스캔들]전 선거참모 딕 모리스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빌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2000년까지 임기를 다 마치고 물러날 것이다. "

선거전략의 귀재이자 클린턴의 전 선거참모 딕 모리스가 이같은 이색분석을 의회전문 주간지 '힐 (Hill)' 최근호에 게재,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클린턴의 중도퇴임을 가장 원치 않는 이들이 바로 야당인 공화당이라는 것이 핵심 이유다.

뛰어난 정치전략가로 유명한 모리스는 클린턴 재선의 핵심공신이었으나 지난해 가을 창녀와의 스캔들로 물러났다.

모리스에 따르면 공화당이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는 앨 고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중도승계해 3년뒤 대선에 출마하는 것. 만일 고어가 대통령직을 승계, 지명도를 올리는 동시에 탄핵받은 클린턴을 임기중 사면하지 않는다면 2000년 선거에서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게 공화당측 분석이다.

실제로 포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난 닉슨을 사면하지 않았더라면 76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를 이겼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지난해 선거자금 모금과 관련해 잡음에 휘말린 적이 있지만 클린턴처럼 화이트워터사건과 같은 의혹사건이나 섹스스캔들에 휘말릴 공산은 극히 적다.

따라서 공화당으로서는 멍든 클린턴이 임기를 다 채우도록 놓아두고 고어 후보를 대선에서 상대하려 할 것이라는 게 모리스의 주장이다.

이밖에 주목해야 할 대목은 클린턴에 대해 극히 불리한 르윈스키의 증언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당초 예상보다 그 '파괴력' 이 신통치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 무엇보다 르윈스키의 증언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위증교사에 대한 확증을 얻어내기란 더욱 곤란한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클린턴의 업무수행에 대한 미국민들의 신뢰는 여전해 그의 지지도는 높다.

따라서 클린턴이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에 승부를 걸고 이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실추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회복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모리스의 결론이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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