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TV 시대 가시화…KIST 권용무 박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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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영상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눈이 자연을 보듯 입체감과 실재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 입체TV의 개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과학기술연구원 (KIST) 권용무 (權用武) 박사팀 (영상미디어 연구센터) 은 21세기에 실현될 입체TV의 기반이 될 '디지털 입체영상 시스템' 을 개발했다.

보통 입체 영상은 2대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한 후 이를 적절히 합성함으로써 얻어진다.

연구팀은 영상에 나타나는 깊이 정보 (원근) 를 이용해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과 입체영상 표시기술을 개발해 특허도 출원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쪽에서 바라본 장면을 자유롭게 합성할 수 있어 여러 시각의 입체화면을 만들 수 있다.

또 특수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입체영상이 보인다.

이런 입체영상을 구현하려면 엄청난 영상정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있어야 한다.

영상 합성기술은 전자게임.그래픽 예술.디지털 영상 편집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입체영상에 긴요한 또 다른 장비는 특수 광학스크린 (렌티큐라) 이다.

연구팀은 표면이 미세한 톱날처럼 파여진 스크린을 자체 제작했다.

렌티큐라는 빛의 반사각도를 다르게해 눈에서 입체감을 느끼도록 한다.

고정된 위치에 물체영상이 있지만 시청자는 눈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가 달라 두 눈이 시각차를 일으킴으로써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즉 영상이 화면 속에 들어가 있거나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온 것으로 인식한다.

앞으로 영상신호를 고속으로 전송하는 초고속 통신망이 갖추어진다면 입체TV나 입체화상전화 등장도 가능하게 된 셈. 權박사는 "이런 영상기술을 제품화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받아 신호처리 칩을 제작하는 산업체의 몫이다.

현재 국내 관심있는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 고 밝혔다.

이미 일본의 산요전기는 40인치와 70인치의 입체영상 프로젝터를 개발해 40인치의 경우 5천여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입체영상은 시청자가 반사광을 받지 못하는 곳에 위치하면 입체화상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 따라서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제한을 받게된다.

일본의 70인치 프로젝터는 3.5m거리에서 약7명이 입체화면을 즐길 수 있다.

눈이 쉬 피로해지는 것도 단점. 연구팀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청자의 머리가 움직이는 것을 감지해 화면에 영상을 다르게 투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장재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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