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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B 덕에 어린이 스포츠 마케팅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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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둔 회사원 김모씨는 유아스포츠단 프로그램에 수영·인라인스케이트뿐 아니라 골프까지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이에게 맞는 골프용품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스포츠단에서 강습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아이들이 자기 손에 딱 맞는 골프 장갑까지 끼고 강습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본 뒤 김씨는 유아스포츠단에 아들을 보냈다.

어린이를 위한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하다.

유소년용 야구 교실이나 축구·농구클럽을 여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가 하면 어른용 스포츠용품을 생산하던 기업도 유아용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아이를 귀하게 여긴다는 뜻의 ‘VIB’족이 늘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기에는 여가 생활의 중심이 개인에서 가족으로 바뀌는 이른바 ‘패밀리즘’이 유행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인터넷 종합쇼핑몰 롯데닷컴은 롯데리아와 함께 어린이를 대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롯데 자이언츠 야구교실·야구캠프’를 운영한다. 1기생 모집에 3000명이 넘는 응모자가 몰려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매달 서울 잠실 유소년야구장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각각 어린이 40명씩 선발해 한 달에 네 번 강습한다.

기아자동차는 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09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볼 키즈’ 20명을 보냈다. 볼 키즈(Ball Kids)는 테니스 경기에서 볼 공급 등 선수의 경기 진행에 도움을 주는 유소년으로 국내에선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ING생명은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팀을 대상으로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2박3일간 축구교실을 열었다.

어른용을 주로 생산하던 스포츠 브랜드의 어린이용 상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능성 스포츠웨어 업체인 엑스티브는 5~11세 어린이를 겨냥한 ‘키즈라인’을 최근 선보였다. 컨버스와 FnC코오롱도 최근 키즈웨어를 출시했다.

김창규 기자

◆VIB=‘Very Important Baby’의 약자로 VIP(Very Important Person)를 본뜬 신조어. ‘매우 소중한 어린이’란 뜻으로, 최근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자녀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게 키우려는 소비층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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