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볼만한 영화들]친구끼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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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4일 나란히 개봉되는 '성룡의 CIA' , 저우룬파 (周潤發) 주연의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와 17일 개봉된 양쯔충 (楊紫瓊) 주연의 '007 네버다이' .설연휴의 액션영화 3편을 보면 옛소련의 붕괴로 적을 잃은데다 뻔한 폭파와 추격장면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홍콩스타의 영입' 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음을 알 수있다.

홍콩과 아시아시장에서 액션스타로 명성을 얻은 세 명의 스타들은 스턴트맨에 의존하는 미국 톱스타들과는 달리 몸을 아끼지 않는 리얼한 액션연기와 동양적인 분위기로 영화에 새로운 볼거리와 긴장감을 보탠다.

청룽 (成龍) 이 직접 각본과 주연, 공동감독을 맡은 '성룡의 CIA' 는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아프리카사막과 네덜란드에서의 올로케, 영어대사를 시도한 홍콩영화. 청룽이 맡은 재키는 미국 CIA에 의해 아프리카 공작에 차출됐다 부대원의 배신으로 간신히 목숨만 건진 채 기억상실증에 걸린 특공대원. 청룽 영화 특유의 유머와 익살 보다는 대역을 쓰지 않는 고난도 스턴트와 할리우드 액션영화같은 대규모 폭파장면 등 스펙터클에 더 비중을 두었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는 우위썬 (吳宇森) 이 제작을 맡은 저우룬파의 할리우드 데뷔작. 감독은 안톤 후쿠아지만 우위썬 특유의 누아르 분위기가 물씬 나는 할리우드 액션영화다.

중국계 이민자 존 리로 나오는 저우룬파는 센티멘털한 감정 때문에 임무를 수행 못해 쫓기게 되는 전문킬러. 비자전문 위조자인 맥 (미라 소르비노) 의 도움을 얻으러 갔다가 함께 추격을 받게 된다.

저우룬파의 출연으로 '영웅본색' 의 분위기가 짙어졌다.

아시아여성 최초로 본드걸이 된 말레이시아출신 홍콩스타 양쯔충은 '007 네버다이' 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중국 미녀첩보원으로 등장, 꽃에 머물렀던 본드걸의 이미지를 007과 대등한 능력을 지닌 강인한 여성으로 바꾼게 특기할 사항.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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