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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중저가 히트 브랜드, 디자인 ·기능개선 새상품 효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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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를 맞아 화장품업계에 중저가 히트 브랜드의 리뉴얼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중저가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비싼 신제품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브랜드의 기능과 디자인등을 개선, 보다 나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값은 종전대로 받는 것이다.

재단장과 품질개선에 돈이 들긴 하지만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 브랜드를 광고.마케팅하는데 드는 비용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은데다 사치스런 도자기 용기 대신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등의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 종전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 91년8월 출시해 '산소같은 여자' 라는 광고컨셉트로 인기를 끈 여성화장품 '마몽드' 를 새단장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이 제품은 우선 피부수렴화장수와 유연화장수의 기능을 한 제품으로 통합했는가 하면 용량도 기존 1백50㎖에서 2백㎖로 늘리면서도 값은 한병에 1만2천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기존의 유해산소 제거 성분에 식물단백질인 피토더민등의 고보습 성분을 첨가해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게 회사측 설명. 이에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말부터 '아르드포' 를 1만원대 이하의 저가 화장품으로 재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89년에 선보인 아르드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소피 마르소를 광고모델로 기용, 신세대 여성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아 LG의 화장품 사업 기반 다지기에 도움을 준 히트 제품. LG는 아르드포의 품질을 다시 내놓으면서 천연 보습기능을 대폭 확충하는 쪽으로 재단장했고, 용기 디자인도 세련된 형태로 바꿨다.

LG는 이 중저가 전략이 맞아떨어져 제품이 의외로 많이 팔리자 이를 올해의 전략상품으로 육성, 연간 1백억원대의 대형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쥬리아는 94년부터 96년까지 인기 기초화장품 브랜드였던 수세미 스킨케어 시리즈를 1만3천~1만5천원대의 중저가로 리뉴얼해 2월부터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운 성분을 추가해 품질을 높였고 용기 및 디자인을 최대한 단순화해 소비자의 경제적인 구매심리를 유도할 계획. 한불화장품도 93년 출시해 히트한 두앤비를 뉴두앤비 (가칭) 로 재포장해 3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용기 재질은 PET 또는 병으로 바꾸고 용량도 기존 1백50㎖에서 1백60㎖로 늘려 경제성을 살릴 계획이다.

가격은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선호하는 20대 초반 신세대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8천~1만2천원대의 저가격대를 유지할 방침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함께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런 전략을 동원했다” 면서 “IMF 시대를 맞아 이런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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