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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만들기, 북아트

중앙일보

입력


나만의 책만들기, 북아트
놀이처럼 공부해요!

이경아(32·서울 양천구)씨는 아들 박준혁(6)군과 집에서 책 만들기(북아트)를 즐겨한다. 최근엔 ‘세계 돈 수집책’을 만들었다. 이씨는 “색도화지 위에 세계 각국의 돈을 붙이고 종이끈으로 묶으면 완성”이라며 “만들기 쉽고 놀이처럼 공부 할 수 있어 최근 엄마들 사이에 인기”라고 말했다.  

학교 교과과정에도 정식 도입 
 북아트는 지루한 공부를 놀이로 탈바꿈시킨다. 수원 율현초 노은희 교사는 “초등교사사이에서도 유행”이라며 “공부한 내용을 활용해 지면을 채우게 하면 수업시간에 보지 않던 유인물 자료도 책을 꾸미기 위해 열심히 읽는 등 학습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엔 학교 교과 과정에도 정식 도입됐다. 개정된 1·2학년 주제중심 교육과정 분야에 ‘작은 책 꾸미기’가 신설된 것. 노 교사는 “특정 사건이나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어 독후활동을 하는데도 요긴하다”고 강조했다. 
 
북아트콘텐트연구소 곽계현 소장은 “학교공부와 접목하면 참고서보다 알찬 책을 만들수 있다”며 “어려운 사회 이론이 나올 때마다 내용을 추가해가면 분절된 학년별 단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회 총정리책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과학 시간에 배운 ‘인체’를 활용해 ‘인체해부도’책을 만들고, 수학 시간에 배우는 삼각형으로는 ‘삼각형’책을 만든다. 곽 소장은 “자기 마음대로 구성한다는 자유로움이 학습적 요소에도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다”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반복해서 여러번 보기 때문에 암기가 필요한 교과목의 보조수단으로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제작 방식이 학습효과 높여 
 만드는 방법과 소재는 제한이 없다. 지점토를 납작하게 모양잡은 후 조각칼로 위에 글씨를 새겨 말리면 고대 수메르인이 사용한 ‘점토판 책’이 된다. 도화지를 색테이프로 이어다 펼치면 식탁을 덮을 만큼 큰 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다. 곽소장은 “먹고 난 피자판 속에 피자모양의 종이를 접어 세계각국의 특징을 꾸밀 수도 있다”며 “평면에서 글과 그림이 만나기만 하면 재료에 관계없이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와 책을 만들 때는 엄마의 보조적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책에 담을 주제를 결정한 뒤 색도화지, 다양한 색상의 펜, 자료등을 준비한다. 각각의 지면에 어떤 내용을 담으면 좋을지 유도질문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한 뒤 나머지는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긴다. 아이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질문에 대답만 하는 정도의 도움이 가장 좋다. 틀린 글씨나 띄어쓰기, 그림위치 등을 지적하다 보면 아이가 금새 흥미를 잃기 쉽다. 아이가 지면을 채우고 나면혼자서는 하기 힘든 종이끈 제본 등 외형을 다듬어 꾸며준다. 
 
이경아씨는 북아트에 편안하게 다가갈 것을주문했다. 이씨는 “책을 직접 만들면서 아이가 책 표지에 자기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며“겉보기엔 화려하지 않아도 한권의 책을 자기가 직접 만들었다는 자신감이 아이를 신나게한다” 말했다. 그는 “추상적 개념을 책을 만들면서 정확히 이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외형이나 재료같은 부수적요소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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