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진단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임기간 중 터져나온 잦은 구설 탓이다.
체니는 우선 자신이 1995년부터 6년간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며 경영했던 군납업체 핼리버튼이 지난해 11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신이 이끌었던 정부 내 '에너지 특별운용팀'에 대한 실태기록 자료의 공개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담당 재판관인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원 판사와 오리사냥을 떠나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엔 자신을 비난해 온 민주당 패트릭 레히 상원의원과 의회에서 마주치자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최근 CBS방송과 뉴욕 타임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체니 부통령에게 호감을 표시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반면 거부감을 나타낸 응답자는 2002년 초 조사의 세배인 3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체니 부통령을 '반(反)부시' 캠페인의 집중 타깃으로 부각시켰다. 공화당 내 일부 인사도 새 러닝메이트의 지명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교체할 가능성은 작다. 우선 부시 대통령이 9.11 조사위 증언 등 민감한 자리마다 체니 부통령을 대동할 정도로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예우해 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선을 4개월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그를 대체할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