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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발바닥 110대 맞고 귀가해 자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의 한 고교 1학년 학생이 여교사로부터 매를 맞고 집으로 돌아간 뒤 자신이 사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일 광주시 교육청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3시 45분께 광주 남구 한 놀이터 정자에서 A(17ㆍ고1)군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자율학습 2시간을 빼먹었다는 이유로 친구 1명과 함께 교사 B(28ㆍ여)씨에게 지시봉으로 발바닥을 110대 가량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학교 교장의 딸로 알려졌으며 수년간 기간제 교사로 활동하고 나서 올해 정규교사로 채용됐다.

A군은 체벌을 받은 뒤 오후 10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면서 “못살겠다. 죽어버리고 말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다는 게 A군의 친구들의 전언이다.

A군은 귀가해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TV를 보다가 집을 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과 광주시 교육청은 “평소 체벌이 너무 심해 이날 맞은 것은 심각한 수준도 아니었다”는 학생들의 증언에 따라 학교 측을 상대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최근 20여 일간 결석하는 등 인문계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실업계 고교로 전학을 희망했으며 가정불화를 고민하기도 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 등을 토대로 체벌이 A군의 자살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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