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선 사망자 거의 없어 … 치사율 생각보다 높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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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에 신종 플루가 계속 확산되면서 교민이나 한국 기업 주재원 가족, 유학생들이 속속 귀국하면서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사진) 전염병 예방센터장은 1일 브리핑에서 “멕시코에서 단체로 들어오는 귀국자들은 기내에서 검역관이 직접 체온을 측정하고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인플루엔자 간이진단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여기에서 양성으로 나오면 음압 병동에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압 병동은 병실의 공기압을 조절해 실내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조절할 수 있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멕시코에서 개인적으로 입국하는 교민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체온 검사 등을 통해 신종 플루 감염이 의심되면 병원에 후송해 격리 수용한다. 그동안 멕시코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기내 검역을 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멕시코 귀국자들이 공항 검역에서 급성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도 일주일간 집에 격리하기로 했다. 귀국자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말고 일주일간 상태를 관찰한 뒤 증상이 의심되면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가택 격리 기간은 신종 플루 잠복기(5~7일)에 맞춰 결정됐다.

기업체 주재원 가족들은 해당 기업의 연수원 등에 일주일 동안 격리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4월 1일 이후 멕시코에서 귀국한 사람 577명의 명단을 여행사·세관 등을 통해 확보해 추적 조사에 들어갔다.

전 센터장은 “멕시코에서만 많은 사망자가 나왔지 선진국은 미국(1명) 외엔 사망자가 없다. 치사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일반 독감으로 매년 3만6000명이 죽는 점을 감안하면 신종 플루의 독성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들 철수 시작=포스코는 멕시코시티와 공장이 있는 푸에블라주, 산 루이스 포토시(SLP) 주 등에 거주하는 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철수 작업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20여 명의 직원 가족들이 멕시코시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직원 가족들의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멕시코에는 100여 개 회사에 1000여 명의 주재원 및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멕시코로 유학을 떠났던 재학생 27명 전원을 조기에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선문대도 과달라하라 국립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재학생 16명 전원에게 귀국 지시를 내렸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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