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죽어도 뛴다” 사자들 빨라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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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야구 삼성이 확 달라졌다. 올 시즌 ‘기동력’을 기치로 내걸고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지난해 팀 도루 수에서 꼴찌(59개)를 하는 등 느림보 구단으로 불렸지만 올 시즌 들어 ‘육상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날렵해졌다.

삼성은 4월 30일 현재 22경기에서 24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SK(36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발야구’ 팀인 두산(22개)보다 두 개가 더 많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4월 29일 히어로즈전에 앞서 “주자가 뛰다가 아웃돼도 계속 뛰라고 한다. 도루하다 죽어도 괜찮다”고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주문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의 발 빠른 선수들은 도루 시도를 더 늘렸다. 일곱 차례 시도해 여섯 번을 성공했고, 특히 더블 스틸을 두 차례나 시도해 모두 살았다. 7회 1-2로 추격한 1사 1·3루에서 김상수의 헛스윙 삼진 때 1루 주자 조동찬과 3루 주자 현재윤이 상대의 허를 찌른 더블 스틸로 2-2 동점에 성공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달라진 삼성의 팀 컬러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조동찬(5개)은 이날 도루 세 개를 추가했고 김상수(6개)·김재걸(1개)·현재윤(2개)도 하나씩 보탰다. 우동균(4개)·신명철(2개) 등 도루를 기록한 선수만 아홉 명이다. 누구나, 언제든지 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줘 위기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선 감독은 거의 모든 선수에게 그린 라이트(주자가 스스로 판단해 도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를 주고 있다.

반면 자주 뛰다 보니 성공률(0.585)은 좀 떨어진다. 아웃될 경우에는 공격의 흐름이 끊기기도 한다.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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