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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태양에너지 다시 뜬다…가정용 온수기 5년 쓰면 본전 뽑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태양이 다시 '뜨고' 있다.

고유가 (高油價) 시대를 맞아 과학계는 물론 일반까지 공짜나 다름없는 태양에너지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관심 대상은 태양열 온수기. 전기료 부담없이 물을 데워 쓸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매력이다.

태양열 온수기는 태양열을 모으는 집열기와 온수를 만드는 축열조로 이뤄져 있다.

국내의 경우 가정용으로는 3백~5백ℓ짜리가 주로 보급돼 있다.

태양열 온수기는 상용화에 완전 성공, 지난 한해 약 5만대 가량이 팔려 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강용혁 (姜龍爀.자연형태양열연구팀장) 박사는

“ '태양열온수기가 믿을만한 장치냐' , '정말 물이 잘 데워지느냐' 는 문의를 해오는 사람이 요즘들어 갑자기 많아졌다” 고 말했다.

태양열온수기란 별다른 장치없이 햇빛을 최대한 모아 이 열로 찬물을 데우는 것. 섭씨 65도 안팎의 온수를 얻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국내에도 이미 30여개업체가 영업하고 있을 만큼 수요도 만만치 않다.

업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정용의 경우 가격은 3백만~4백만원대. 반영구적이어서 5년을 가동할 경우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과학계에서는 태양전지 연구가 활발하다.

태양전지란 햇빛을 곧바로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 국내외 과학계는 최근 재래의 결정형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월등한 태양전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 태양전지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는 최근 실험실용이긴 하지만 박막형 실리콘을 이용한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에 비해 만들기가 쉬울 뿐더러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결정형의 경우 두께가 1㎜안팎이나 박막형은 수십㎛ (1㎛는 1백만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박막형은 격자 (태양전지 기본단위) 하나하나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태양전지는 화력.원자력등에 비해 발전단가가 서너배 비싼 것이 흠이지만 고갈 염려가 없는 에너지원이라는 게 장점.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등 환경오염이 거의 없다는 점도 내세울만 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윤경훈 (尹慶勳.태양광발전연구팀) 박사는 “유가가 두배 이상 뛰고 화력발전에 탄소세등을 물린다면 태양전지도 머지않아 경쟁력을 갖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탄소세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최근 일본.유럽등에서 집중 거론되고 있다.

태양전지는 아직 대규모 발전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의 계산기.시계외에도 장난감.라디오등의 동력원으로 두루 사용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선메이트라는 회사의 경우 배터리 충전용.차내 공기정화기용.손전등용 태양전지를 잇달아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충남 보령군의 외딴섬인 호도.제주의 마라도등에 태양전지 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발전기는 가동된지 최고 10년이 지난 것도 있지만 아직도 별탈없이 전기를 잘 생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값싼 화력.원자력에 밀렸던 태양전지가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를 맞아 재기의 용틀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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