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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IMF 신풍속도…"취업 잘돼라" 학점 인플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고물가.고환율시대에 대학성적도 고학점시대인가.

D대 무역학과 3년 朴모 (25.서울용산구서빙고동) 씨는 며칠전 지난해 2학기 성적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1학기 성적보다 무려 0.8점이나 오른 4.2점 (4.5점 만점) 이란 기대하지도 않았던 높은 학점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朴씨는 확인결과 같은 과 학생 55명중 4.0 이상을 받은 학생이 모두 15명으로 자신의 점수가 특별히 높지 않다는 것을 알게됐다.

학생들의 학점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면서 장학금 커트라인도 자연히 올라가 이 학교 무역학과의 경우 평점 4.07의 학생도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학점 인플레라는 대학가 새 풍속은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를 맞아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의식해 "학점이라도 도와주자" 는 배려 (?) 를 하고 있기 때문. 이같은 현상은 H.K대 등 점수대별로 학생수를 분배하지 않고 절대평가를 하는 대학에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점 봐주기' 가 확산되면서 상대평가를 하는 대학의 학생들은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C대 사회복지학과 沈모 (22.여.서울강남구일원동) 씨는 "치열한 입사경쟁에서 학점도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는데 결국 그 피해가 상대평가 대학의 학생들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 고 불평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LG그룹 인력운용팀의 한 관계자는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특별히 학점이 높은 학교와 전공에 대해선 별도의 평가기준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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