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에 잠겼던 공, 비거리 20야드 줄어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41면

골프공은 신기술과 첨단 과학의 결정체다. 10억분의 1 수준의 정밀도를 요하는 나노 기술이 동원되고 기체 역학 이론도 등장한다.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맞아 골프공의 특성을 분석해 본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샷거리 늘어=최근 월간 ‘더 골프’가 프로골퍼들의 샷을 통해 온도와 습도가 비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스윙 스피드가 같을 경우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는 낮을수록 공이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섭씨 28도일 때 프로선수들의 샷거리는 온도가 섭씨 15도로 떨어졌을 때보다 6.2~10.5야드 늘어났다.

골프다이제스트의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상온(섭씨 23도)일 때보다 샷거리가 10야드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도는 낮을수록 공이 멀리 날아간다. 더 골프의 조사 결과 습도가 56%일 때 비거리는 습도가 69.5%일 때보다 3.5~9.1야드나 늘어났다.


◆골프공의 특성=그렇다고 온도를 무조건 높인다고 해서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골프공은 상온에서 최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을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하는 건 금물이다. 조사 결과가 나타내듯 골프공은 특히 습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습도가 높아지면 코어의 압축력이 느슨해지면서 반발계수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골프공은 선선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로스트볼이나 워터 해저드에 빠진 공을 주워 사용하면 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겉으론 바싹 말라 보여도 공의 내부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 워터 해저드에서 건진 공을 사용하면 많게는 20야드 이상 거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공은 왜 곰보인가=비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골프공에 새겨진 딤플(dimple)이다. 딤플이란 골프공 위에 촘촘히 나 있는 홈을 말한다. 골프공 1개에는 보통 350~500개의 딤플이 있다. 딤플의 깊이는 0.15~0.18㎜, 지름은 2~5㎜가 대부분이다. 딤플은 공이 날아갈 때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딤플이 없다면 공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게 된다.

◆골프공 수명=골프공은 보통 제조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거리가 2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공의 수명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제조일 이후 1년 이내에 공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공은 첨단 과학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작은 흠집 하나에도 공의 성능이 바뀌게 마련이다. 투어 프로의 경우 라운드당 보통 3개 홀마다 공을 교체하기도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최소한 9홀을 마치면 공을 바꿔주는 게 좋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