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차로 탄력 운영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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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극심한 혼란을 보이던 강남대로가 5일 아침 시원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앙차로에 집중되던 버스들이 외곽차로로 분산되고 자가용 출근 차량도 평소보다 줄어들었다. [김춘식 기자]

서울시의 새 교통체제가 시행 닷새째에 접어든 5일에도 시민들의 불편이 여전했지만 혼란의 원인이 차츰 파악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개선방안들도 활발히 제시되고 있다.

◇근본 수술 필요한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강남대로의 전용차로에서 오후 9시쯤부터 다음날 오전 1시 사이 큰 혼잡이 발생하는 것은 새 교통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수색.성산로와 도봉.미아로에선 같은 시간대에 전용차로가 텅텅 비고 대신 일반차로가 큰 체증을 빚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용차로제를 시간과 지역별로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기준 교통환경연구원 부원장은 "강남대로의 경우 버스 용량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버스 정류소의 추월차로 폭이 너무 좁아 승객을 태운 버스들이 앞에 선 버스를 추월해 갈 수 없는 것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재역 부근 등 주요 거점에 지선버스와 간선버스를 갈아타는 환승센터를 설치해 중앙버스 정류소에서 환승하는 인력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턴 금지가 오히려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과 관련, 서울시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 마국준 도심교통개선반장은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1차로의 버스 정지선을 지금보다 훨씬 뒤에 만들고 좌회전 차로인 2차로에서 U턴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용차로제를 24시간 고집하지 말고 시간대별로 융통성있게 운용하거나 가변차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아직도 미흡한 단말기 대책=이날 오전 8시쯤 3412번을 타고 잠실역에 도착한 최모(33)씨는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체크하지 못하고 내려 지하철 환승 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다. 최씨는 "내리는 승객이 많아 카드가 단말기에 제대로 찍히지 못했는 데도 떠밀려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역.신촌역 등 승객들이 몰리는 정류소에선 이런 사례가 흔히 보였다. 171번 운전기사 황장홍(53)씨는 "뒷문에선 승객들이 두 줄로 내리게 돼있는데도 단말기는 오른쪽에 한 대밖에 없다"며 "뒷문 왼쪽에 단말기를 한 대 더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교통카드 종류가 50종이 넘다 보니 나온 지 오래된 일부 카드는 단말기 인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어떤 카드가 인식이 제대로 안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금불만 해소책 더 찾아야=이명박 서울시장은 4일 서울시가 한달에 3만5200원만 내면 서울지하철 구간에서 횟수에 관계없이 쓸 수 있는 정기권을 오는 15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도청과 협의를 마치지 않아 국철구간에서는 이용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메트로부<metro@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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