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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외국근로자 출국항공권 유치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외국인 근로자들의 출국 티켓을 잡아라.” IMF한파로 여행업계와 항공사가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항공티켓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의 자진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올 3월까지 출국할 경우 벌과금을 면제해주기로 한데다 기업 도산과 원화가치 폭락 때문에 출국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급격히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뜻밖의 '반짝 특수' 를 맞은 국내외 항공사들은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정상보다 10~15% 싼 특별요금을 내놓고 모객경쟁을 벌이고 있다.

항공권 판매를 대행하는 여행사들은 더 필사적이다.

대사관.인력송출업체들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지를 파악하는가 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모이는 공단과 시장.시내중심가 등에 직원들을 파견해 유인물을 나눠주며 맨투맨식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각 중소업체의 작업반장들에게 한사람당 소개료로 3천원을 주거나 동료를 데려오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항공료중 판매수수료 (항공료의 9%) 의 일부를 깎아주기도 한다.

법무부가 파악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는 11만여명. 그러나 항공사들은 14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어 이들이 전원 출국할 경우 시장규모가 5백억원대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이중 조선족 등 중국인이 5만7천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인 (1만3천명).방글라데시인 (9천명).태국인 (8천명).베트남인 (6천명) 의 순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IMF한파 때문에 업계 전체가 빈사상태에 빠져있는 상태여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뭄속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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