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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촬영감독 정일성 일본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원로 촬영감독 정일성씨 (68)가 일본에 진출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의 오구리 고헤이 (小栗康平) 감독 (53) 과 손잡고 작품을 하게 된 것이다.

대본이 최종 완성될 오는 5월쯤 촬영에 들어간다.

오구리감독은 96년 안성기가 출연한 '잠자는 남자' 를 발표한 적이 있어 한국 관객들에게도 아주 낯선 이름만은 아니다.

이 작품은 그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80년에 '진흙강' 으로 감독에 데뷔한 그는 재일 한국인들의 문제를 즐겨 다뤄 왔다.

그 중에서도 84년 교포작가 이회성씨가 쓴 '가야코를 위하여' 를 감독해 일본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의 저명한 평론가의 이름을 딴 조지 사둘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정감독이 참여하는 작품도 재일 한국인 문제를 통해 인간의 실존 문제를 다룬 것이 되리라고 한다.

그래서 조연급 배우 한두명을 한국배우로 기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감독과 오구리 감독의 '만남' 에는 임권택감독이 중간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인디영화의 현황과 전망' 심포지엄에 참석한 오구리감독이 임감독에게 정감독과 작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표해 안성기씨를 포함한 네사람이 함께 만났다.

오구리감독은 임감독의 '만다라' 와 '서편제' 에 깊이 매료됐다고 한다.

그 때문에 두 영화의 촬영을 맡았던 정감독과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해 볼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정감독은 올해 '실락원' 과 이두용감독의 '산월' 의 촬영도 맡기로 돼 있어 칠순의 노익장을 과시할 해가 될 듯 하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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