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페레그린 금융그룹이 12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을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이로써 홍콩계 자본으로는 최대 규모인 증권사가 문을 닫게 됐으며 홍콩 금융계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페레그린 본사는 13일부터 홍콩의 한 회계법인 관계자를 청산인으로 선정, ▶자산.부채의 실사 및 평가 ▶채권단과의 협의 ▶투자자 보호방안 등을 그에게 일임한다고 발표했다.
페레그린은 그동안 인도네시아.태국등 동남아 국가에 대한 투자에서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올려왔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또 동남아 지역의 정크본드 등에 대한 '고위험 고수익' 방식의 투자를 통해 짧은 기간에 몸집을 불린 방만한 경영도 파산의 한 원인이 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페레그린의 파산으로 인해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미 충격을 받기 시작한 홍콩 금융계가 치명타를 입게 돼 홍콩 당국이 미 달러화에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페레그린에 돈을 맡긴 고객들은 당국의 예탁금 보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돈을 빼내기 위해 12일 오전부터 페레그린 건물로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