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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페레그린 금융그룹 파산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홍콩의 페레그린 금융그룹이 12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을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이로써 홍콩계 자본으로는 최대 규모인 증권사가 문을 닫게 됐으며 홍콩 금융계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페레그린 본사는 13일부터 홍콩의 한 회계법인 관계자를 청산인으로 선정, ▶자산.부채의 실사 및 평가 ▶채권단과의 협의 ▶투자자 보호방안 등을 그에게 일임한다고 발표했다.

페레그린은 그동안 인도네시아.태국등 동남아 국가에 대한 투자에서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올려왔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또 동남아 지역의 정크본드 등에 대한 '고위험 고수익' 방식의 투자를 통해 짧은 기간에 몸집을 불린 방만한 경영도 파산의 한 원인이 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페레그린의 파산으로 인해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미 충격을 받기 시작한 홍콩 금융계가 치명타를 입게 돼 홍콩 당국이 미 달러화에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페레그린에 돈을 맡긴 고객들은 당국의 예탁금 보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돈을 빼내기 위해 12일 오전부터 페레그린 건물로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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