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첫 감염자 … 스페인 정부 “환자 1명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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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환자가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면서 각국 정부가 초기 대응에 전력을 쏟고 있다.

27일(현지시간)에는 유럽 최초로 스페인에서 감염 환자가 확인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보건 당국은 이날 감염 환자 1명이 발생했으며 20명의 의심 환자가 있다고 밝혔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북중미를 넘어 유럽까지 퍼지는 형국이다. 이날 멕시코에선 사망자가 103명으로 늘어났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선 각각 20건과 6건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뉴질랜드·브라질·프랑스·이스라엘·이탈리아 등에서도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26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돼지 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철저한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규정에 따라 검역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염 증세가 있는 여행객들은 격리돼 보호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시 휴교에 돌입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최근 멕시코의 휴양도시 칸쿤을 다녀온 학생들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뉴욕 퀸스의 성 프랜시스 사립고교는 28일까지 임시 휴교키로 했다. 텍사스주의 14개 학교와 캘리포니아주의 학교들도 잇따라 휴교를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치료제인 타미플루 1200만 명분을 주 정부에 배포할 계획이다.

멕시코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수도 멕시코시티와 3개 주의 모든 학교에 대해 휴교령을 내렸으며 의심 환자들을 격리 치료하고 있다. 멕시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의심 환자는 16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도 27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 등에서의 검역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태가 확산되자 비상대응체제를 갖추고 전략보건활동센터(SHOC)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WHO 관계자는 “변종 바이러스 출현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1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 등은 미국과 멕시코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한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서울=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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