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냐, 내신이냐” 둘 다 버릴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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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시에서 수시 1학기 모집이 사라졌지만 수시 모집 인원은 더욱 늘었다.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먼저 뽑으려는 의도에서다. 사진은 수업 중인 천안 복자여고 학생들 모습. 조영회 기자

2010학년도 대학입시는 또 달라진다. 수시모집이 늘고, 수능 비중이 커지고,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내년도 대입 전형의 모든 것에 대해 총 5회 시리즈로 싣는다. ‘대입의 달인’ 대성학원 이영덕 소장이 글을 썼다.

 2010학년도 대학입시는 전해와 비교하면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수시1학기 모집이 폐지되는 등 몇가지 변화가 있다.

◆수시모집 인원 확대= 2010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1학기가 폐지되면서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 모집 인원의 57.9%로(219,024명)로 늘어났다.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 정원의 60% 정도 차지하는 대학들도 많다.

인하대의 경우 무려 74%을 수시로 뽑는다.<표 참조> 주요 대학들이 수시모집 규모를 확대하는 이유는 우수한 수험생들을 미리 확보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 보면 학생이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합격한 대학 중에 한 개 대학에는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해 우수한 수험생을 미리 선발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수시모집 대학 간 복수 합격자들과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수시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는 정시를 통해 선발해야 한다. 실제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당초 계획했던 인원보다 늘려야 하는 이유다.

◆수능 영향력 증대= 2009학년도부터 수능에서 점수제가 다시 도입된 이래 대학입시에서 수능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증대됐다. 정시모집에서는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수능 성적으로 모집 정원의 50% 정도를 우선 선발하고 정시 3개 군 중에서 일부 군은 100%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들도 많아졌다.

정시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도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이 낮아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정시모집의 학생부 반영 비율은 30~50% 정도지만 실질 반영 비율은 10~20% 정도 되는 대학이 많다. 서울대도 금년부터 정시모집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수능 성적을 20% 반영한다. 2단계 전형에서 반영 비율은 20%로 낮은 편이지만 실질 반영 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한편 수시모집에서도 일부 전형을 제외하고는 수능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기본적으로는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경우 서울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인문계 자연계 모두 수능 4개 영역 중에서 2개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아야 하고 연세대와 서강대는 인문계는 4개 영역 중에서 3개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아야 한다. 수시모집 전형 중 논술고사 중심으로 선발하는 일반 전형의 경우는 우선 선발을 시행하면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상당히 높인 대학도 있다.

일부 대학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실상 수능 최저학력 기준만 통과하면 합격 가능성이 아주 높은 전형이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및 연세대, 한양대에서 우선 선발 전형을 시행한다.

◆수시 논술고사 비중 증대= 논술고사는 정시모집에선 8개 대학에서 시행하는데 서울대가 인문 자연 모두 시행하고 고려대는 인문계만 시행한다. 그 외 서울교대와 춘천교대 등이 시행하는데 반영 비율이 낮아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다만 서울대는 정시모집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만 2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논술고사를 30% 반영하기 때문에 논술고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수시모집에서는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이 인문계가 36개 자연계는 33개 대학으로 2009학년도 25개 대학보다 대폭 늘어났다. 따라서 논술고사는 수시모집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고 정시모집 기준으로는 줄어든 셈이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들은 논술고사 반영 비율도 높다. 대학에 따라서는 일부 인원을 논술고사 성적만 100% 반영하는데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이다. 연세대와 한양대는 논술고사 성적을 우선 선발에서 80% 반영한다.

◆입학사정관제 확대=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2009학년도 입시에서 16개 대학이 시행하였는데 금년에는 52개 대학이 채택한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나 수능 성적은 다소 높지 않더라도 다른 잠재력이나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러한 능력을 인정해 선발하는 제도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통하여 일정 인원을 선발한 다음 2단계 전형에서 면접을 시행한다. 대체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서류평가와 면접에서 입학사정관이 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발표된 2010학년도 요강 중에서 수시 특별전형의 일부를 입학사정관제로 시행한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이런 경우는 기존의 요강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체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학생부 교과 영역 외에도 비교과 영역을 중시한다. 비교과는 공인외국어 성적, 봉사활동, 출결사항, 특별활동 등을 포함하고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도 대부분 요구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하는 방법은 고교 1학년 때부터 교과 공부 외 다양한 활동을 미리 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대입을 분석하는 학원 평가이사들을 대표하는 인물. 이른바 ‘입시평가 4대 천왕’의 맏형 뻘이다. 1980년대부터 방송사 입시 뉴스 단골 초대손님이다. 1993년 첫 수능 때 생방송에 나와 입시 전망을 하기도 했다. 연 100여 회 각종 입시설명회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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