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특별조사실 1120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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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검찰에 출석하면 대검찰청 청사 11층의 1120호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 방은 중수부가 중요 피의자를 조사할 때 이용하는 특별조사실이다. 그래서 ‘VIP 조사실’이라고도 불린다. 넓이는 51㎡(약 15평)로 같은 층에 있는 13개 조사실 가운데 가장 넓다. 이 방은 이미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1일 형 건평씨가 이곳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속됐다. 이달 12일에는 장남 건호씨가 거쳐갔다.

검찰이 중수부 조사실을 리모델링한 것은 지난해 4월 대검청사를 수리하면서다. 청사 내 일반 사무실과 달리 조사실들은 미색 계통의 벽지로 도배돼 있다. 소환된 피의자나 참고인이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범죄심리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이 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20호에는 간이침대가 마련돼 있어 밤샘 조사를 받는 피의자나 참고인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내부에는 별도의 화장실도 있다. 조사실의 책상 한편에는 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주임검사인 우병우 중수1과장이 앉고 검사 한 명이 배석하게 된다. 반대편엔 노 전 대통령이 변호인인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실 천장에는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어 검찰총장과 중수부장 등이 조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수부 조사실이 있는 11층에는 허가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조사실에 들어가려면 두 번의 보안 절차를 거쳐야 한다. 11층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한 번, 조사실 입구에서 한 번 더 지문 인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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