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디자인] 얼굴 흉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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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움푹 파인 흉터는 마음의 흉터이기도 하다. 치료도 쉽지 않다. 피부 조직을 완벽하게 재생시키는 의료기술은 여전히 불가능해 보인다.

연세스타피부과 흉터센터 강진문 원장팀은 지난 15일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플라스마겔을 만들어 함몰된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플라스마란 혈액에 들어 있는 혈소판을 말한다. 혈소판을 겔 형태로 응고시켜 흉터 부위를 메운다는 것이 원리다.

이렇게 파인 흉터를 채워 볼륨감을 주는 보충요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컨대 필러는 그중 하나다. 히알루론산·레스틸렌 등 인공합성물질인 필러를 흉터 또는 주름에 채운다. 하지만 인공물질은 이물감이나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자신의 지방을 뽑아 얼굴에 넣는 방법도 있다. 부작용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 흡수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식된 지방세포가 피부층에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등장한 것이 혈액을 이용한 바스티유테크닉이나 요즘 대중화된 PRP 피부재생술이다.

바스티유는 혈액을 이용한 보충요법으로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됐다. 혈액을 뽑아 함몰된 흉터 진피층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적혈구가 포함돼 시술 후 멍이 일주일 정도 계속된다는 점. 치료효과도 개인차가 있었다.

PRP피부재생술(혈장에 들어 있는 혈소판)은 혈장을 분리해 주입하는 방식. 혈장에 들어 있는 성장인자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진피층의 콜라겐 조직을 늘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액상의 PRP는 일단 흡수가 되기 때문에 구멍을 채워주는 효과를 얻지 못한다.

플라스마겔은 혈소판의 성장인자를 활용하면서도 피부 볼륨 효과를 동시에 얻는다. 환자의 혈액을 20㏄ 채혈한 뒤 원심분리로 혈장을 추출하고, 이를 겔로 만들어 함몰된 흉터에 채워넣는다. 이 원장은 “플라스마겔 요법은 5회 이상 걸리던 여드름 흉터 치료 횟수를 1~3회로 줄이고, 화상·외상·수술 흉터 등 다른 함몰 흉터와 주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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