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은퇴선수들 '인생 2막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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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프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프로야구 선수들도 성적이 부진해지거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현역에서 물러난다. 그렇다면 은퇴 후엔 어떤 식으로 ‘인생 제2막’을 열어갈까.

프로야구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다 지난해 유니폼을 벗었던 ‘비운의 스타’ 신윤호가 최근 홍보맨으로 변신, 자신이 몸담았던 LG 트윈스와 사업을 진행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프로 야구 선수들의 인생 2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도 야구는 내 사랑

비록 현역을 떠났어도 야구와 인연을 끊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2001년 LG 시절 15승6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해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그후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던 신윤호는 작년 SK 와이번스을 마지막으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신윤호는 친형이 운영하는 롤스크린 출력 전문업체의 영업홍보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23일 고향과도 같은 LG에 선수들의 사진이 담긴 롤스크린, 책상에 놓을 수 있는 큐브 액자와 미니 배너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윤호는 야구계 인맥을 활용, 다른 프로야구 구단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선수 출신 가운데 야구 해설가로 데뷔한 이들도 많다. 최근에는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마해영이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에서 해설가로 신고식을 치렀고 김용희, 조성민, 이종도 등도 해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풀뿌리 야구’ 의 후진 양성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패전처리 전문 투수로 유명했던 삼미 슈퍼스타즈 출신 감사용은 경남에서 장애인 야구팀 창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찬호, 조성민 등과 함께 ‘황금의 92학번’으로 불렸던 좌완 투수 차명주는 2007년 초 은퇴하고 나서 요즘엔 재활클리닉을 운영하며 재활 전문가로 중ㆍ고교 야구 후배들을 돌봐주고 있다.

이젠 새로운 직업을 향해

길게는 20여년 해오던 야구를 완전히 떠나 새로운 인생의 제2막을 개척하는 이들도 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 프로야구까지 경험하며 국내 대표적 좌완 투수로 활동했던 ‘야생마’ 이상훈이 대표적이다. 밴드를 결성해 로커로 변신, 무대에 올라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 이상훈은 현재는 서울 강남에 있는 뷰티숍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음반 작업도 계속할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 등 6개 구단을 전전해 ‘저니맨’(많은 팀을 옮겨다닌 선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최익성도 새로운 사업에 나섰다. 2007년 은퇴 후 미련을 접지 못해 현역 재입성을 시도하던 상황에서 방송사 제의로 야구 관련 드라마 촬영에 참여하면서 배우로도 데뷔했다. 지금은 소주방 사장님이기도 하다. 1984년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노히트노런 기록을 쓴 해태 타이거즈 출신 방수원은 광주에서 골프 레슨프로로 활동 중이다.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

선수들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꿈꿀 때 가장 많이 찾는 직업은 먹는 장사다. 그만큼 사업 실패의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당시 ‘오리 궁둥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떨쳤던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 광주 상무지구에 고급 중국집을 차렸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의 야구 해설위원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에다 중국집 사장님까지 직함도 추가했다. 해태 출신인 최해식도 이미 광주에서 배달 전문 중국집을 차려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삼성 출신으로 대표적 2루수로 꼽혔던 배대웅은 대구에서 대규모 갈빗집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에서 활동했던 허준은 부산에서 대규모 결혼 전문 뷔페 사업을 하고 있다. 전체 직원이 200명에 달할 정도의 사업 규모를 자랑한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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