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정연휴 政街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50년만의 여야 '임무교대' 와 IMF한파는 정치권의 신정연휴 풍속도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단배식은 1일 각각의 당사에서 축제분위기속에 치러졌다.

국민회의 단배식에서 조세형총재권한대행은 "김대중 당선자와 함께 구각을 깨는 새로운 출발과 봉사의 정치를 하자" 고 역설했다.

자민련 행사에서 김종필 명예총재는 "올 한해는 집권여당의 한 축으로서 한치의 잡음도 있어서는 안된다" 며 '여당품행론' 을 강조했다.

金당선자와 자민련의 金명예총재.박태준 (朴泰俊) 총재 등 거물급은 사회의 긴축분위기와 인파쇄도를 우려해 집을 떠나 다른 곳에 머무르거나 대문에 빗장을 걸었다.

金당선자는 시내 모처에서 조각 (組閣).신정부 운영계획.경제위기 타개방안 등 신년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국민회의 趙총재권한대행, 김상현 상임고문, 한광옥.정대철 부총재 자택과 자민련 김용환.이태섭 부총재 등 중진실세의 집에는 하례객이 줄을 이었다.

강북삼성병원에 입원중인 권노갑 (權魯甲) 전부총재의 병실에는 '면회사절' 이라는 간판이 걸릴 정도였다.

한나라당 단배식 풍경은 예년과 너무나 달랐다.

술.떡.주스 등 '차린 음식' 은 사라졌다.

지도부는 단상에, 일반 참석자는 단하에 앉아 기념식처럼 치렀다.

지도부는 야당의 각오를 외쳤다.

이회창 명예총재는 "우리 당이 어떤 지향점으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정국이 달렸다" 고 의지를 보였다.

조순 (趙淳) 총재는 "당이 결속해 원내 제1당으로 새출발해야 한다" 고 독려했다.

단배식후 李명예총재.趙총재.김윤환 (金潤煥) 고문.이기택 (李基澤) 전선대위의장 등은 자택에서 하례객을 맞았다.

국민신당 단배식에서는 이인제 (李仁濟) 고문 부인 김은숙 (金銀淑) 씨와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떡국이 나왔다.

李고문은 2일엔 논산의 모친에게 세배한 뒤 이천지구당으로 직행, 당원을 격려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남대에 머물렀던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연휴를 보냈다.

지난해 2월25일 아버지로부터 금족령을 받은 현철 (賢哲) 씨도 처음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세배를 올렸다.

사면.복권된 전두환 (全斗煥).노태우 (盧泰愚) 전대통령은 3년만에 연희동자택에서 하례객을 맞았다.

全전대통령은 일부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정권이양을 전후한 86, 87, 88년의 무역수지 흑자액수를 정확히 제시하며 자랑스레 옛날을 회고하기도 했다.

최훈.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