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아역 배우에 후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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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한 인도 아역 배우 루비나 알리(9·사진)에게 후원자가 생긴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22일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 가리브 나가르의 빈민가에서 자란 알리는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라티카의 어린 시절을 잘 연기했다. 영화가 아카데미 8관왕을 기록하는 등 크게 성공하자 알리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고액 출연료를 둘러싼 가족 간의 불화에다 친어머니와 양어머니의 양육권 다툼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19일 영국의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루비나의 아버지인 라피크 쿠레시가 부유한 아랍인으로 위장한 취재진에게 딸을 넘기는 조건으로 2000만 루피(5억4000만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하면서 아버지가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루비나의 언니 사나(13)가 ‘영화의 성공이 가족을 파괴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화 제작진은 아역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배우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재산을 관리해 줄 사람을 고용했다.

이런 알리의 사정이 알려지자 카타르의 인도인 사업가 압둘 레만 바누가 알리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했다.

그는 “(아버지가 딸을 팔아 넘기려 했다는) 보도의 사실 여부를 떠나 알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알리가 배우로서의 재능을 지녔다고 믿는 만큼 그 꿈을 이루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알리의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빈민가에 있는 알리의 집을 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대겠다고 약속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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