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배, 연평도 꽃게어장 또 떼로 출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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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잡이가 한창인 인천 연평도 어장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중국 어선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다.

22일 해경에 따르면 올해 들어 20일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나타난 중국 어선들이 22일에는 130여 척의 거대 선단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가을의 꽃게철 이후 연평 해역에서 자취를 감췄던 중국 어선들이 5개월여 만에 다시 출몰한 것이다. 중국 어선들은 주로 NLL과 조업통제선 사이 해역에서 떼를 지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처럼 풍어가 기대되는 연평 꽃게의 씨를 말린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평 꽃게는 NLL과 어로한계선 사이의 해역에서 산란·성숙한 뒤 남하한다.

인천해경은 22일 오전 연평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4척을 나포해 인천항으로 끌고 왔다. 5t급 중국 어선 2척은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40t급 중국 어선 2척은 배타적경제수역(EEZ) 어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어선은 NLL을 넘나들며 불법 조업을 해 완전한 퇴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22일에도 해경이 조업통제선 북방에서 4척을 나포하자 나머지 중국 어선들은 일단 NLL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해경 관계자는 “올봄에는 어획량 증가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초 재개된 연평도 봄 꽃게 어장은 역대 최고의 풍어가 기대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의 어획 실험 결과 어린 꽃게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월동기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해 서·남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모두 432척이며, 이 중 41척이 NLL 해역에서 나포됐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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