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이 만루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이호형기자]
승리의 주역은 SK 포수 박경완(37)이었다. 박경완은 이날 팀이 3-0으로 앞선 1회 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이 나주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내준 직후였다. 박경완은 초구 볼을 흘려 보낸 뒤 2구째를 맞아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롯데 배터리가 볼넷에 대한 부담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 송승준의 시속 141㎞짜리 직구를 받아쳐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순식간에 점수가 7-0으로 벌어지며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전날까지 899타점을 기록 중이던 박경완은 이 홈런으로 4타점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900타점(여덟 번째) 고지를 넘어섰다. 수비 부담이 가장 많은 포수가 900타점을 넘긴 건 박경완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을 통해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 등 수비에서 한국 최고 포수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현대 시절인 2000년엔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는 SK전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 전 더그아웃에 소금을 뿌리고 선발 라인업을 대폭 조정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인천=허진우 기자, 사진=이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