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설·자막 곁들여 '대중 곁으로'

중앙일보

입력


친절해진 발레
해설·자막 곁들여 '대중 곁으로'

“지젤 공연이 끝나면 (여운이 남아) 분장실 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어요. 머리도 풀지 못 하고 화장도 지우지 못한채….” “이 작품(고집 쟁이 딸)을 할 때면 국립발레단의 분위기가 들 떠요.마치 개그콘서트라도 하듯 단원 모두 즐 거워하죠.” “라 바야데르에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린이 역으로 출연했고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후 여인 역을 맡았죠.”지난10~1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 ‘발레 스타가 들려주는 발레 이야기’(이하 ‘발 레 스타…’).작품 설명 뿐만 아니라 무대 뒤를 보여주듯 공연 전후 에피소드를 풀어내는국 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에게 관객의 눈과 귀가 쏠렸다.

김주원이 무용수가 아닌 해설자 로 나선 이번 공연(총 2회)의 유료객석점유율은 99.1%.해설과 자막을 곁들인 ‘친절한 발레’가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몸짓 대신 언어로 만나는 스타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겐 가장 편하고 자신 있는 일이죠.하지만 작품 속에서의 제 감 정도 전달하고 싶었어요.”  ‘발레 스타…’ 첫 무대를 마친 김주원은“몸 짓 대신 언어로 관객에게 발레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 했다.

‘발레 스타…’는 국립발레단이 1997년부 터 ‘무용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진행해온 ‘해 설이 있는 발레’의2009년 버전 프로젝트다.
이 름에 걸맞게 김주원·장운규·김지영 등 국립발 레단의 내로라하는 주역 무용수들이 해설자로 나섰다.연예인·유명인사·무용평론가 등이 주 로 맡았던 이전 공연과 달리 현역 무용수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더해진다는 것이 이번 프로 젝트의 특징. 무용수들은 무대 연출에도 참여 했다.김주원은 “여행을 떠나듯 발레를 통해 다 른 문화와 예술적 감흥을 접하도록 하고 싶다” 는 바람을 담아 공연의 부제를 ‘우리 세계여행 한 번 떠나볼까?’로 정했다.공연의 하이라이트 를 소개하면서 각 나라의 의상과 소품을 준비 한 것도 그녀의 아이디어였다.
 
‘발레 스타…’의 두 번째 공연은 ‘이건 어디 서 나온거지?’(10월 9~10일)다.발레리노 장운 규의 해설로 발레작품의 원작을 역추적해보는 무대다.문학작품과 오페라에 뿌리를 둔 작품 이 몸의 언어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마지막 무대는 네덜란드 국립무용단 주역무용 수로 활동하다 최근 국내무대에 복귀한 김지영 이 장식한다.‘모던발레?’(11월 27~28일)를 부 제로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모던 발레의 재미를 일깨워준다.문의 02-587-6181  
‘김주원이 들려주는 발레 이야기’는 4월 30 일~5월 28일 매주 목요일 오전11시 국립중앙 박물관 메인 오라토리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실시간 자막으로 더 쉽게
‘너의 모습을 봐.너는 고작 사원에서 춤추 는 무희일 뿐.’ ‘솔로르가 불 앞에서 맹세했어요.제발 나의 사랑을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무용수들의 몸짓에 설명이 덧붙여진다면 유니버설발레단은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 라극장에서 공연중인 ‘라 바야데르’에 실시간 자막을 제공한다.공연 중간중간 장면이나 몸 짓을 무대 상단에 자막으로 설명하는 식이다.발레가 어렵게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언어 가 없기 때문.자막은 공연에 대한 관객의 이해 를 돕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발레란 몸의 언어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라 며 자막을 ‘과잉 친절’로 보는 일각의 부정적 시 각에 대해 유니버설발레단은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에 힘 을 실었다.자막 작업에는 ‘라 바야데르’ 국내 초연(1999년) 무대에 섰던 임혜경이 참여했다.이처럼 클래식 발레에 자막이 도입된 사례는 해외에도 없는 일.발레단은 지난해 ‘지젤’에 이어 지난 2월 ‘돈키호테’에서 자막을 사용해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25주년 기념작인 이번 공연에선 시작 30분 전 문훈숙 단장의 해설도 덧붙여진다.공연에 나오는 중요한 마임과 그 의미, 무용수의 심리상태 등을 세세하게 소개 한다.문 단장은 “인도 사원을 배경으로 한 ‘라 바야데르’는 무용수의 높은 기량이 요구될 뿐 만 아니라 출연 인원의상·소품 등 물량면에서 도 상당한 대작”이라며 “자막과 해설이 작품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문의 070- 7124-1736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