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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언어가 힘이다 <6> 외래어 남용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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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면

경제·산업, 문화·예술, 스포츠, 학술 등 전문 분야에서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국제화 바람을 타고 사회 각 부문에서 외래어가 남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외래어가 많이 쓰이는 분야가 패션이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패션 용어와 바꿔 쓸 수 있는 말을 정리했다. 불가피하게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외래어 표기 원칙도 함께 실었다. 다음 회에는 일본어투 생활용어와 일본어식 표현을 다룬다.

배상복 기자

외래어 표기의 일반원칙

일반인들로서는 외래어 표기 기준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름의 판단으로 소리 나는 대로 따라 적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같은 어휘를 두고도 제 각각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을 맞춤법에 맞게 적어야 하듯이 외래어도 표기법에 맞게 적어야 한다. 외래어 표기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나름대로 현지 발음에 가깝게 적다 보면 우스꽝스러운 표기가 나오기도 한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또는 외래어를 우리 글자로 어떻게 적을지를 규정해 놓은 것이다. 우리말의 발음 구조에 맞는 한국적 표기 방식을 정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현실(현지) 발음과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 우리말은 표기하지 못할 발음이 없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외래어 표기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① 된소리(ㄲ,ㄸ,ㅃ,ㅆ,ㅉ)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다만 중국어 표기에는 ‘ㅆ,ㅉ’을, 일본어 표기에는 ‘쓰(つ)’를 쓴다. 태국·베트남어에서도 된소리를 사용한다).

까페→카페, 빠리→파리, 르뽀→르포, 삿뽀로→삿포로, 싸이클→사이클, 씨스템→시스템, 광뚱→광둥

②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ㅇ’만 쓴다.

커피숖→커피숍, 스크랲→스크랩, 디스켙→디스켓, 라켙→라켓, 굳모닝→굿모닝

③ 현지음을 원칙으로 한다. 즉 외래어는 외국에서 온 말이므로 가능한 한 현지 발음을 그대로 살려 원음에 가깝게 적는다.

리오데자네이로→리우데자네이루, 칸느→칸, 맘모스→매머드, 이태리(伊太利)→이탈리아, 영란(英蘭)은행→잉글랜드 은행

※영어식 발음은 현지음으로 바꿔 쓴다.

비엔나(영어)→빈(오스트리아), 베니스(영어)→베네치아(이탈리아), 사이프러스(영어)→키프로스(지중해 동부의 공화국), 시저(영어)→카이사르(로마의 군인·정치가)

④ 장모음의 장음은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

티임(team)→팀, 스키이(skee)→스키, 루우트(route)→루트, 키이퍼(keeper)→키퍼, 무우드(mood)→무드, 오오사카(大阪)→오사카, 도오쿄(東京)→도쿄

⑤ 중모음 ‘오우[ou]’는 ‘오’로 적는다.

윈도우(window)→윈도, 스노우(snow)→스노, 보우트(boat)→보트, 옐로우(yellow)→옐로, 레인보우(rainbow)→레인보, 애로우(arrow)→애로

⑥ 영어의 경우 어말의 ‘쉬[∫]’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쉬[∫]’는 ‘슈’로 적는다.

잉글리쉬(english)→잉글리시, 피쉬(fish)→피시, 플래쉬(flash)→플래시, 내쉬빌(Nashville)→내슈빌, 쉬러브(shrub)→슈러브, 쉬림프(shrimp)→슈림프

⑦ 어말의 ‘취[t∫]’는 ‘치’로 적는다.

스위취(switch)→스위치, 캐취(catch)→캐치, 패취(patch)→패치, 티취(teach)→티치

⑧ ‘ㅈ,ㅊ’ 발음이 모음 앞에서 ‘쟈, 져, 쥬, 챠, 츄’로 될 때는 ‘자, 저, 주, 차, 추’로 적는다.

비젼(vision)→비전, 쥬스(juice)→주스, 스케쥴(schesule)→스케줄, 츄잉(chewing)→추잉, 챠트(chart)→차트, 챠지(charge)→차지

⑨ 약어는 우리말 풀이 다음에 괄호 안에 넣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유럽연합(EU),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전자변형식품(GMO), 국민총생산(GNP), 국내총생산(GDP)

※약어는 문장에서 처음 나올 때 위의 형태로 표기하고 뒤에서는 OPEC, EU, IOC 등으로 받는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EU 간 FTA가 타결되면 양측 교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약어 발음이 우리말로 굳은 것은 로마자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유엔, 에이즈,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⑩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예외가 적지 않다. 이미 굳어져 널리 쓰이는 것은 관용으로 인정하거나, 잘못된 표기일지라도 상호·상품명은 고유명사로 취급해 인정하다 보니 혼란스러운 점이 있다. 불가피하게 외래어로 이름을 지을 때는 외래어 표기 원칙을 따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레이디오(radio)→라디오, 캐머러(camera)→카메라, 바이애그러(Viagra)→비아그라, 바이터민(vitamin)→비타민, 마들(model)→모델

※외국어로 된 한국의 상호·상품명을 고유명사로 인정하는 것들

맥도널드→맥도날드, 파이저→화이자, 바이에르→바이엘, 니나리치→니나리찌, 구치→구찌, 시티은행→씨티은행, 모터롤러→모토로라, 소나타→쏘나타(자동차 이름)

※‘베네치아’가 표기 원칙이나 ‘베니스 영화제’ ‘베니스 비엔날레’는 관용으로 인정함.

※영어식의 ‘필로폰’ ‘파친코’를 일본음인 ‘히로뽕’ ‘빠찡꼬’로도 수용함.

뉴스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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