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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가 기억력 향상에 오히려 좋아

중앙일보

입력

  날씨가 흐리면 괜히 기분이 가라 앉고 의기소침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하지만 날씨가 쾌청하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가 두뇌 건강에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고 사려 깊은 사고 방식도 흐린 날씨에서 온다는 것이다. 날씨가 궂은 독일에서 철학자나 시인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될 것 같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심리학과 조 포거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따르면 흐리고 궂은 날씨는 기억력을 높여준다.

연구팀은 시드니의 한 가게에서 장을 보러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작은 장식물 10개를 계산대 위에 아무렇게 늘어 놓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동물 인형, 장난감 대포, 핑크색 돼지 저금통, 성냥갑 크기의 자동차 미니어처 4개, 빨간색 런던 2층 버스 모형, 트랙터 모형도 있었다.

연구팀은 가게에서 계산을 치르고 난 뒤 밖으로 나온 손님들에게 계산대 위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가게 안에 비제의 ‘카르멘’ 등 밝고 경쾌한 곡을 틀어 주었다. 테스트 결과 점수가 저조했다.

비가 오는 날 쇼팽의 느린 곡과 레퀴엠 등 슬픈 음악을 가게에 틀어 주었다. 테스트 결과 비오는 날에 비해 점수가 3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분위기가 가라앉고 우울해지면 사람들은 주변에 대해 주의력과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게 되며 사고 방식도 매우 조심스럽고 깊어진다고 말했다. 반면에 기분이 좋아서 들떠있으면 주변 상황에 별 관심이 없어진다는 것. 또 자신의 기억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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