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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도 'IMF한파'…"축하 병마개 딸때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나라. " 짧은 시일안에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88서울올림픽 이후 과소비로 흥청거리자 외국언론 등이 비아냥거리듯 한 지적이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이 충고를 못들은 체하던 우리 국민들이 'IMF 시대' 를 맞아 드디어 샴페인 병마개를 닫았다.

생일이나 약혼.결혼식 등에 많이 쓰이던 이 술이 최근 무조건 아끼고 줄이자는 사회분위기에 따라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서울서초구역삼동 K주류백화점 관계자는 "불경기 탓도 있지만 다른 술에 비해 샴페인은 판매가 특히 저조하다" 면서 "연말이면 샴페인 특수가 있게 마련인데 요즘은 한병도 팔리지 않는 날이 많고 이달 들어 한병도 팔지 못한 지점도 있다" 고 말했다.

샴페인이 가장 많이 소비되던 업소중 하나인 호텔에서도 이 술의 인기는 바닥이다.

서울강남구역삼동 R호텔 박종천 (朴鍾天.49) 연회부장은 "매달 20병이 넘는 샴페인이 축하파티용으로 판매됐는데 10월부터 전국 대부분 호텔에 공통적으로 샴페인 수요가 거의 끊겼다" 면서 "12월은 동문회.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많아 샴페인 수요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시기지만 이달들어 샴페인을 주문한 손님이 단 한명도 없었다" 고 말했다.

샴페인의 주요 소비처였던 대학가에서도 이 술은 이미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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