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빼기 칼 빼든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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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부의 군살을 빼기 위해 수술칼을 들었다. 오바마는 18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예산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백악관 고위직 세 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먼저 오바마가 신설한 최고기술책임자(CTO)에는 애니시 초프라(36·사진左) 버지니아주 기술장관이 발탁됐다. 그는 지난달 5일 최고정보책임자(CIO)에 임명된 비벡 쿤드라(34·右) 전 워싱턴 D.C CTO와 함께 30대 인도계 미국인이다. 두 사람은 티머시 M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 밑에서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오바마는 또 이날 백악관 초대 성과관리책임자(CPO)에 경영컨설턴트 출신 제프리 진츠를 지명했다. 투자회사인 포트폴리오 로직의 설립자이기도 한 진츠는 지난 2월 세금 문제로 중도 낙마한 낸시 킬리퍼의 뒤를 이어 CPO에 등용됐다. 그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도 겸임한다.

세 사람은 앞으로 오바마 정부의 예산 감축과 정부 효율성 제고 업무를 도맡게 된다. 특히 CTO와 CPO는 오바마가 신설한 자리다. CTO는 주로 건강보험과 국방 예산을 집중적으로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 CTO 초프라는 버지니아 주 정부에서도 정보기술(IT)을 이용한 건강보험 재정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목받은 바 있다. 애초 워싱턴 정가에선 CTO 후보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전 회장이나 스티브 발머 CEO 등 실리콘밸리 인물이 거론됐으나 관료 출신인 초프라가 깜짝 발탁됐다. 쿤드라 CIO는 정부 정보망 보안과 정보의 공개는 물론 연방정부의 기술정책 수립 업무를 맡아 초프라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오바마가 CTO와 CIO에 서로 친분이 있는 인도계 미국인을 임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CPO는 정부 각 부처의 성과를 평가해 비효율적인 업무나 사업을 정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오바마가 초대 CPO로 민간 컨설턴트 출신을 등용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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