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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릉이 어디메뇨, 복숭아꽃 핀 내 고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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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호 18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동시 ‘고향의 봄’에서 노래한 꽃 대궐이 펼쳐졌다. 연분홍빛 복숭아꽃이 만발한 충북 음성군 감곡면 일대의 풍경이다. 복숭아는 달 ‘감(甘)’자에 골짜기 ‘곡(谷)’자인 감곡 지명과 어울리는 과일이다.

지금 충북 음성에선 꽃도 보고 품바도 보고

이곳 복숭아 과수원은 대개 동북향이 막히고 남서향을 향한 해발 200~300m인 완만한 경사지에 있어 동해를 방지할 수 있다. 토양은 모래가 많은 사양토와 모래와 점토가 섞인 양토로 이루어져 있다. 산간에 위치해 배수가 잘돼 내습성이 약한 복숭아 재배에 적합하다. 감곡 복숭아는 88올림픽 때 선수촌에 납품해 세계 각국 선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곡면은 복숭아 단일 작목으로 연간 350억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복숭아 과수원이 많다. 꽃이 만발하면 전국의 사진가와 화가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특히 문촌리와 사곡리 일대는 전신주와 건물이 적어 인기를 끌고 있다. 복숭아꽃은 보통 4월 23일 이후에 절정을 이루지만 올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예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빠르게 꽃이 만개했다. 40년간 복숭아 농사를 지은 박금수(61)씨도 이렇게 일찍 핀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복숭아꽃은 피어 있는 기간이 짧지만 떨어질 즈음이 더 예쁘다. 처음 꽃이 피었을 때는 복숭아 속살처럼 흰빛이 많이 돌지만 떨어질 무렵에는 색이 짙어지면서 아름다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오늘까지 음성 설성공원에서 품바축제가 열린다. 지금 음성을 찾으면 축제와 함께 절정에 달한 복사꽃도 볼 수 있는 1석2조의 관광을 하게 된다.

사진·글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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