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위, 임시회기 중 KBS 사장 왜 불렀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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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병순 사장이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 회의에 출석할 예정이다. 국가기간방송의 수장으로서 업무 보고를 위해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아서다. KBS 사장의 문방위 출석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임시회기 중엔 전례가 거의 없었다. 국정감사가 있는 정기회 중엔 꼬박꼬박 출석했지만 언론사의 특성상 임시회기 중에는 별도로 부르지 않는 것이 국회의 불문율이었기 때문이다. KBS 사장이 임시회기 중 출석하는 건 17대 국회 때 정연주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여야가 뒤바뀐 이번 국회에서 이 사장의 출석을 요구한 건 민주당이다. 전병헌 간사는 “다른 유관 기관은 다 와서 업무보고를 하는데 KBS라고 해서 뺄 이유가 없다”며 “경영 위기에 처했다는 KBS로서는 문방위에 출석해 소명도 하고 처지도 설명하는 게 더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간사는 “민주당이 이 사장을 부르지 않으면 모든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압박했다. 상임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당 간사들이 말한 명목상의 이유 외에 숨겨진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정치권에선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측 관계자는 “민주당 측은 올 초 KBS가 보도한 민주당 의원 태국 골프 문제 등으로 KBS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들었다”며 “업무보고상 나오라는 것이지만 결국 군기를 잡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선 “한나라당이 6월 미디어법 처리에 올인해야 하는 만큼 다른 일에 힘 빼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받아들인 것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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