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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함, 덴마크 화물선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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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우리 상선에 대한 호송임무를 수행 중이던 한국 해군의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4500t급)이 작전 투입 하루 만에 해적을 격퇴하는 성과를 올렸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현지에 파견된 한국군 청해부대가 덴마크 국적의 상선이 해적에 의해 피랍될 위기에 처했다는 구조요청을 접수해 즉각 헬기를 출동시켜 제압, 격퇴시켰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현지시간) 예멘 남방 60마일(약 96㎞) 해상에서 한국 선박 파인갤럭시호(1만2000t급)를 호송 중이던 문무대왕함은 “해적선에 쫓기고 있다”는 긴박한 구조요청을 받았다. 문무대왕함에서 63㎞ 떨어진 곳에 있던 덴마크 국적의 퓨마호(2120t급)로부터 날아온 것이었다. 청해부대는 즉각 문무대왕함에 탑재돼 있던 링스(LYNX) 헬기를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링스 헬기가 위협 비행과 사격 준비동작을 취하자 해적들은 승선을 포기하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링스 헬기는 해적선이 상선으로부터 20㎞ 이상 떨어져 더 이상 해적 행위를 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청해부대는 상황을 미 게티즈버그함에 알려 한·미 연합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13일 한국을 떠나 아덴만으로 향했으며 현지 작전 투입과 동시에 총 한 번 쏘지 않고 모두 18명의 해적 일당을 퇴치하는 전과를 올렸다. 청해부대장인 장성우(46·해사 39기) 대령은 “해적 격퇴 작전에 있어 한국 해군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향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창설된 청해부대는 해상왕 장보고의 활동 근거지인 청해진에서 이름을 따 왔다. 문무대왕함과 링스 헬기 한 대, 특수전 요원(UDT, SEAL)으로 구성된 검문·검색팀 30명을 포함한 300여 명의 장병으로 구성됐으며 파병 예산은 280억원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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