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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드레스 벗고 칼라를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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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에 사용된 정교한 스톤 비딩과 오프 숄더의 소매가 데니쉐르 by 서승연의 오트 쿠튀르(고급 수제 맞춤복)적인 요소를 보여준다. 티어드 스커트에 사용된 골드와 실버 메트릭 소재의 튤(망사)은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하다. 사진=권오범 청스튜디오 실장, 웨딩 드레스 협찬=데니쉐르 by 서승연

 ‘웨딩 드레스는 순백? 노, 올 봄엔 컬러다!’

경기 침체 때문일까. 올 봄 웨딩 드레스가 더 화려하고 더 풍성해 졌다. 불황 때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감한 실루엣에 도전하면서 특이한 디테일과 장식으로 변화를 준 웨딩 드레스가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올해 선보이는 웨딩 드레스는 소재와 색상을 다양화해 ‘웨딩 드레스=순백’이란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반짝이는 소재로 화려함을 더했고, 과감한 파스텔 톤이 혼합돼 눈부시게 화사한 웨딩 드레스가 4월의 신부들을 기다리고 있다.

웨딩 드레스 하면 순결의 상징인 순백색을 연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웨딩 드레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일찍이 고대 로마시대의 신부는 노란색 예복을 입고 불꽃 빛깔의 노란색 베일(flammeum-플라메움)로 얼굴을 가리는 복장으로 결혼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신부가 가진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를 웨딩 드레스로 입어왔다. 흰색 웨딩 드레스가 나타난 것은 19세기 초반이며, 1840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왕실 전통인 은색 드레스 대신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 이 때 입은 흰색 드레스가 전통이 되어 웨딩 드레스로 대중화 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흰색이라 해도 다 같은 게 아니다. 흰색 속에도 여러 가지 물질이 섞여 있어 다양한 종류의 흰색 표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흰색은 오프 화이트(완연한 흰색에 가까우나 회색이 어렴풋이 섞인 흰색)와 크림 화이트(크림 빛이 도는 흰색). 여기에 피취(복숭아 톤), 옐로우, 뉴트럴(중성색) 계열이 섞인 다양한 색상의 웨딩 드레스가 제작되고 있다. 모노톤 색상의 지루함보다는 다양한 컬러 그라데이션과 과감한 색상 포인트들이 혼재한다. 또한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와 천연사·합성사를 혼합해 문양을 낸 신소재 사용으로 웨딩 드레스는 더욱 화려해 지고 있다.

2009년 유행 원단 중 골드 실버의 메탈사와 실크사가 섞인 신소재 ‘크레이프 루렉스’와 시스루 느낌의 얇은 실크 소재위에 반짝이는 크리스털 가루를 붙인 ‘크리스털 본딩’이 눈길을 끈다.

최근 탤런트 정시아와 가수 겸 배우 유채영의 웨딩 드레스를 제작해 화제가 된 ‘데니쉐르 by 서승연’의 서승완 대표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소재와 디자인으로 웨딩 드레스를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도 “아직 순백의 전통적 웨딩 드레스를 고집하는 신부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부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드레스를 이미지 메이킹 한 다음 체형을 고려한 드레스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희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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