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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모터보터등으로 진양호 오염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14일 오후 진양호. 서부경남 지역 1백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이 호수의 옛 유람선 선착장에서는 며칠전 내린 비로 배안에 물이 차 뒤집혀진 소형 모터보트 한척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10여명이 밧줄로 잡아 당겨 모터보트가 겨우 바로 세워지기는 가 싶더니 곧 기름냄새가 물씬 풍겨 나오며 호수위에 지름 10여m쯤의 기름띠가 만들어지고 배안에 있던 빈 엔진오일통.방석등도 빠져 나와 둥둥 떠 다니기기 시작했다. 바로 뒷쪽 선창가에는 4개월째 운행이 중단된 채 매어져 있는 유람선과 모터보트등 30여척의 배들이 녹슬어 가고 있다.

배를 붙들어 매두는 잔교 (棧橋) 위에도 연료통.구명대.녹쓴 의자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진주시상수도사업소의 취수탑과 불과 2㎞쯤 떨어진 곳의 풍경이다.

진양호에 이처럼 묶여 있는 배들은 유람선 4척.모터보터 16척등 모두 36척. 이 배들은 진주시가 지난 8월 상수원보호를 위해 운항을 중단하고 처분하는 조건으로 모두 13억4천9백만원의 보상을 해 준 것들이다.

그러나 배 주인들이 호수에서 배를 끌어 내지 않아 진주시가 2차례 공문을 보내 '배를 해체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줄 것' 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는 가운데 상수원의 오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람선 주인들의 모임인 진양호유선협회 관계자들은 "모터보터와 유람선등은 여름철을 앞둔 5~6월이 돼야 팔기가 쉬운데 진주시가 지난 8월말에 보상을 해 주는 바람에 매각시기를 놓쳤다" 며 "내년 5월이 돼야 처분이 가능하다" 고 주장했다.

71년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작됐던 진양호 뱃놀이는 특별한 행락시설이 없던 70~80년대 경남 최대의 관광상품이었다.

진주시 관계자는 "진양호를 심하게 오염시키는 유람선은 올해안에 해체하도록 배 주인들을 설득하고 있으며 모터보터들도 빨리 팔도록 권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진주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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