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김민수·이천수 … 문신, 국내도 퍼져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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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 스포츠에도 문신이 퍼지고 있다.

농구장에서 가장 튀는 스타인 김승현(오리온스)이 선구자다. 김승현은 2004년 오른팔에 불타는 농구공을 물고 있는 용 문신을 했고, 2007년 왼팔에 반인반마(半人半馬)인 케이론 문신을 했다. 자신의 띠(말)와 별자리(궁수자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지난해엔 등에 한자 ‘勝’(이길 승)도 새겼다.

김승현 못지않게 튀는 축구 스타 이천수도 2004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시절 공격포인트를 30개 이상 하겠다는 뜻으로 30이라는 숫자를 상징화한 문신을 왼팔에 넣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혼혈 농구 스타 김민수(SK)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문신을 했다. 김민수는 “죽음의 신 문신인데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를 몸에 새겨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상무에 가 있는 정승원(SK)도 작은 문신을 했다. 큰 문신은 60만원, 작은 문신은 5만원 정도다. 과거 문신이 있는 사람은 군대에 가지 못했지만 요즘의 패션 문신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농구에 문신이 있는 선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여자농구팀 감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팬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우리 팀 선수가 문신을 하면 혼내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구엔 문신을 한 여자 선수가 있다. 김사니(KT&G)와 한유미(현대건설)다. 김사니는 등에 ‘행운의 여신은 자신이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온다’는 내용의 가로 6㎝짜리 영문 문신을 했다. 김사니는 “호기심과 쿨해 보일 것 같아 했다”고 말했다. 한유미는 허리 쪽에 문신을 했는데 감독에게 혼이 났다고 알려졌다.

김승현과 김민수, 이천수의 문신은 영구적이지만 김사니의 문신은 5년 정도 지나면 지워지는 것이다. 농구 KTF와 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일주일이 지나면 없어지는 일회용 스티커 문신을 하기도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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