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받는 증권사 위기 넘길까…콜자금 많아 지원 한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증권사들이 과연 자금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10일 증권금융을 통해 36개 국내 증권사에 부족자금을 제공키로 한데 대해 자금난이 과연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경제원이 10일 밝힌 증권사 자금지원 계획에 따르면 증권금융에서 증권사가 필요한 자금을 풍부하게 제공해 고려증권처럼 일시적인 유동성부족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종금사가 영업정지 조치되면서 은행권이 종금사에 빌려준 콜자금이 물려 촉발된 신용공황의 불똥이 엉뚱하게 증권사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계산이다.

고려증권 부도이후 신용공황이 확산돼 은행권이 일부 증권사에 자금공급을 중단하면서 증권사들이 우량상품주식을 처분하고 나서는가 하면 8일 증권금융이 3개 증권사에 1천억원대 규모의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그러나 증권금융은 자체자금으로는 약 8천억원의 공모주예금과 증권사의 증권상품등 예탁금에서 5%정도를 지급준비금으로 떼어놓은 자금을 비롯해 자체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증권사의 출자자금으로 지난 55년 설립된 증권금융이 매머드급 콜자금을 증권사에게 공급하는 것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경원은 5개 종금사를 추가로 영업정지시키면서 증권사에도 증권안정기금 출자지분 (1조6천억원) 은 물론 증권사 보유상품 주식.채권 (7조원 규모) 과 부동산을 담보로 한국은행의 지원을 결정했다.

자금지원 방법은 증권사들이 담보를 제출하고, 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 증권금율을 차례로 통해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게 된다.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 직접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중앙은행' 인 증권금융을 통하는 것이다.

이같은 지원이 증권사의 자금운용에 얼마나 여유를 줄지는 미지수다.

증권사는 콜자금 의존도가 높고 특히 매주 월요일에는 만기도래 자금규모가 1조원에 달해 다음주 월요일이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