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 임하댐 터널 뚫어 연결 저수량 3000만t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기획단이 경북 안동댐과 인근 임하댐 사이에 터널을 뚫어 수로를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국토해양부는 낙동강 수계에 송리원댐(경북 영주)과 보현댐(경북 영천)을 짓기로 사실상 결정하고, 이를 4대 강 살리기 계획에 포함시켜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안동~임하댐을 이으면 총 저수량이 약 3000만t 늘어나 중간 규모의 다목적댐 하나를 세우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긴다.

비가 많이 올 때 저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임하댐(5억9500만t)을 다 채우고 남은 물을 방류하지 않고 안동댐(12억4800만t)으로 보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로는 양쪽에서 모두 물을 보내고 받을 수 있어 임하댐에 물이 필요하면 안동댐에서 보내줄 수도 있다. 복수의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달 말 4대 강 살리기 계획 중간보고 때 또는 다음 달 최종 마스터플랜 수립 때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해 늘어나는 저수량 3000만t은 환경 파괴 우려와 지역 주민의 반대로 댐을 건설하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웬만한 중간 규모의 다목적댐의 저수량이 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새 건설에 들어간 다목적댐인 화북·부항·성덕댐의 총 저수량은 2800만~5400만t 수준이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거리는 가까운 편이다. 저수구역 기준으로 짧은 곳은 1.8㎞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산지 등을 불과 몇㎞만 뚫으면 이을 수 있다”며 “공사비나 토지 보상비가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결 수로는 물을 흘려보내는 공간으로 배가 다니기 위한 운하와는 다르다.

새로 짓기로 한 송리원댐은 총 저수량이 1억8110만t으로 화북·부항·성덕댐을 모두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보현댐은 3000만t 규모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송리원댐은 6월 중 기본계획을 고시해 연내 착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보현댐도 연내 기본계획을 고시하기 위해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송리원댐과 보현댐은 비용에 비해 편익이 많아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 상태다. 국토부는 곧 해당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불과 2년 뒤면 연간 8억t의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강원도 태백 등 여러 지역에서 물이 부족해 큰 불편을 겪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형 댐을 지을 수 없다면 중소 규모 댐을 많이 짓고, 기존 댐의 효율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검토 또는 추진되는 사업이 모두 낙동강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선 “4대 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가운데 낙동강의 물 부족과 수질오염 문제가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들 댐 외에 4대 강에 추가로 중소형 댐이나 홍수조절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4대 강 살리기 계획에는 댐 이외에 96개 안팎의 농업용 저수지를 개량·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