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선발 잡음…국방부 '토익 600점 이상 추첨' 결정 대학생 특혜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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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카투사 (KATUSA.미육군배속 한국군) 선발을 둘러싼 잡음이 사그라질 날은 언제일까. 국방부가 "내년부터 카투사 전원을 토익성적 6백점 이상자를 대상으로 추첨 선발하겠다" 고 발표한 건 지난달 중순. 이에 앞서 본지 (10월 6일자 42면 보도) 는 카투사 시험이 고시를 방불케 하는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고 절반 정도를 논산훈련소에서 뽑는 데서 특혜시비가 있다는 지적을 했었다.

하지만 국방부 발표 직후부터 카투사 시험을 준비하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카투사 출신임을 밝힌 한 네티즌은 PC통신 천리안 (ID NAKEDGUN) 을 통해 "추첨선발로 전환한 것은 오히려 특혜를 늘리기 위한 것" 이라며 선발과정의 투명성 보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글에 대한 찬반표시에선 10일동안 27명이 공감을 표현한 반면, 반대의사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

카투사 시험준비를 해온 박진수 (연대사학과 3년) 군은 "갑자기 성적순 선발이 폐지되면 지금까지 공부해온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 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나우누리등 PC통신 병무청 코너엔 연일 항의성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게시판.토론방에도 대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국군에서 우수두뇌를 제대로 활용도 못하면서 미군부대 가는 게 뭐가 문제냐" "카투사 제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다" "이번 제도는 분명 시행도 못하고 개편될 것" 이라는 등이 주 내용. 아울러 요즘같이 국제수지.환율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원자격을 얻기 위해 토익시험을 치러 로열티를 미국에 지불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대 인문학부 2년 윤성현군은 "학생들이 '방위산업체' '공군' 등의 대안을 찾고 있으나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 갈팡질팡" 이라며 "궁극적으로 한국군이 카투사처럼 '합리적인 내무생활' '자유시간 확보' 등을 보장해줘야 해결될 문제" 라는 의견을 밝혔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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