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헉헉 … ‘살인 일정’에 체력 고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40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맨유는 8일 오전(한국시간)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FC 포르투(포르투갈)와의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마지막 1분을 견디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다. 8강에 오른 팀 중 최약체라던 포르투와 홈에서 2골을 내주며 비긴 맨유는 16일 오전 3시45분 포르투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이날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크로스 타이밍을 놓치고 잦은 패스미스를 범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 14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 아웃됐다.

최근 맨유는 특유의 호쾌한 공격 본능을 잃고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홈에서 리버풀에 1-4 대패의 치욕을 당한 데 이어 22일 풀럼 원정에서도 0-2로 패했다. A매치 주간으로 한숨 고른 맨유는 6일 애스턴빌라와의 홈경기에서도 1-2로 끌려가다 페데리코 마케다의 극적인 역전골로 3-2로 간신히 승리했다.

맨유 부진의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리오 퍼디낸드-네마냐 비디치가 버티던 견고한 수비라인이 붕괴됐고, 잦은 경기 일정에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리버풀전에서 퇴장당한 이후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비디치는 포르투전에서 복귀했지만 퍼디낸드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한 것이 맨유의 밸런스를 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박빙의 선두를 유지하는 맨유는 FA컵 준결승과 UEFA챔피언스리그 8강전 등 모든 대회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체력이 고갈되고 말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믿을 수 없는 체력의 소유자여서 A매치 뒤에도 언제나 시계처럼 경기에 나섰다. 이틀의 휴식을 더 줬지만 특유의 지구력을 펼쳐 보이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를 보면 팀 전체 컨디션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이 지칠 정도이니 맨유 선수들이 어떻겠느냐는 뜻이다. 박지성은 “오늘 2골을 허용했지만 팀을 잘 정비한 후 원정에서 승리하겠다” 고 말했다.

최원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