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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첩,"남파초기 실수연발" 진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지난달 검거된 남파 부부간첩 최정남.강연정은 남한 실정에 어두운 나머지 갖가지 실수를 연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남파전 북한의 사회문화부에서 오랫동안 공작원 교육을 받으며 남한의 실정을 익혔으나 체제가 다른 남과 북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기부 수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정남은 8월중순 수원의 한 식당에서 식사도중 여주인이 "젊은 사람인데 말투가 이상하다" 며 고향을 묻는 바람에 강원도 출신이라고 얼버무리며 황급히 식당을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때문에 崔는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다" 는 아내 강의 질책을 받고 부부싸움까지 벌였고 그 이후로는 함께 식당에 가더라도 가급적 대화를 자제했다는 것. …이들은 침투 이튿날인 8월3일 거제도에서 마산을 거쳐 마금산 온천행 버스를 탔다가 거스름돈 받는 법을 몰라 운전기사로부터 의심을 샀다.

이들은 버스 요금 (9백60원) 으로 1천원권 지폐를 낸뒤 운전사가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줄 알고 계속 서있다가 뒤늦게 승객이 스스로 잔돈통에서 꺼내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했다는 것. 또 아내 강의 생리대를 사러 가게에 들렀다가 아기 기저귀를 잘못 사오는등 실수를 연발하는 바람에 마금산 온천지역에 며칠간 투숙하며 드보크를 설치할 계획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경주로 이동했다.

…한편 검찰은 고영복 (高永復) 서울대 명예교수등의 법정 구속기일이 끝나는 다음달 중순 이들을 일괄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공교롭게도 대통령선거일 직전과 겹쳐 "대선 북풍 (北風) 이 아니냐" 는 오해를 살까봐 고민.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은 송치후 30일까지 구속수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법정구속만기일은 다음달 19일이지만 관례대로 구속만기 3~4일쯤 전인 15~16일께 이들을 기소할 방침이고 동시에 1차 수사단계에서 미처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발표할 계획이다.

예영준.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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