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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파랑새는 있다' 절봉역 박남현…“못생겨서 덕 좀 봤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절봉이' 박남현 (31) 은 KBS 주말극 '파랑새는 있다' 를 통해 '파랑새' 를 잡았다.

드라마가 시작될 때 우락부락한 그를 보고 '저 사람 탤런트 맞아?' 하던 시청자들이 이젠 모두 그를 알아본다.

"그렇다니까요" 처럼 '~까요' 로 끝나는 특유의 말투는 아이들도 흉내낼 정도다.

그러나 박남현은 오히려 덤덤하다.

'절봉이' 만큼은 아니었지만 사실 그는 MBC '서울의 달' 에서도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다.

윤미라가 운영하는 카페 '뭉크' 의 주방장 구본갑역이었다.

" '서울의 달' 이 방송될 때는 저도 웬만큼 잘 나갔어요. 아는 약장수가 특별히 초청해 약파는 천막에서 노래도 불렀다니까요. " 그러나 그뒤는 주어지는 역이 없어 괴로운 시절을 보냈다.

그런 고비를 넘기고는 주로 깡패 역으로 여러 드라마에 잠깐씩 얼굴을 비쳤다.

그가 '파랑새…' 에 나온 것은 차력 경력때문이다.

전남고흥의 지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때 아버지로부터 태극권을 배웠고 자라면서는 태권도 대회를 휩쓸었다.

차력을 배운 것은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뒤. 연기일은 주어지지 않고 해서 타고난 무술실력에 차력을 배워 밤무대에서 뛰었다.

그때의 스승이 '파랑새…' 의 복성이. 둘은 차력사 역할을 할 배우가 필요해 드라마에 등장하게 됐다.

누구나 그렇지만 무명시절은 고생으로 채워졌다 "배가 고파서 다방 어항의 잉어를 훔쳐 끓여먹은 적도 있다니까요. " '파랑새…' 는 그에게 상처도 남겼다.

포졸로 나왔다가 창에 맞아 이마를 17바늘이나 꿰맸고 스턴트 맨으로 활약하다 셋째와 넷째 손가락에 금이 갔다.

"그래도요, 저는 무술도 하고 그러는 거친 역할이 좋아요. 주연 못맡고 단역으로 전전하다 굶어 죽어도 그런 것만 하고 싶다니까요. " 그런 그에게 찾아온 다음 역은 내년초 방송될 SBS '백야 3.98' (연출 김종학.극본 한태훈) 의 북한군 특수부대원이다.

글 = 권혁주·사진 =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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