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1·2 ' 정채봉·류시화 엮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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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의 어머니는 콩나물 장수였는데 아들이 성공한 뒤에도 시장을 떠나지 않아 아들이 불효자라는 핀잔을 듣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혈압으로 쓰러져 병원에 누워있던 어머니는 잠꼬대도 '몇사발 드릴까요. 한사발에 50원입니다' 라는 식이었다. 아들은 비로소 이것이 어머니의 삶이라고 깨달았다." 동화작가 정채봉과 시인 류시화는 이같이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글들을 '작은 이야기 1.2' (샘터刊) 로 묶었다.

20년전에 씌어진 글부터 최근에 발표된 글까지 한국인이 쓴 여러 종류의 수필을 모은 것이다.

유명인사부터 보통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얻은 포근한 이야기들이 찡한 감동을 준다.

무엇인가 마음속의 이야기가 필요한 현대인에게 따뜻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문 책이다.

미국인이 쓰고 이 책의 엮은이중 한 사람인 류시화씨가 번역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와 비슷한 맥락의 글모음이지만 외국이 아닌 우리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욱 느낌이 간절하다.

이야기 하나하나도 옹달샘처럼 투명하고 맑은데 꿰어놓으니 더욱 영롱하다.

독자는 가슴에 쿵하고 와닿는 그 무엇 때문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동안 종이장을 만지작거릴지도 모른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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