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신용 2등급 강등…미국 S&P사,한달만에 또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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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장기의 경우 A+에서 A-로 두단계 낮춘다고 25일 (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또 단기는 A1에서 A2로 한단계 낮췄다.

S&P는 지난달 하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장.단기 모두 한단계씩 낮춘데 이어 한달만에 다시 하향조정한 것이다.

S&P는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산업은행등 국책 금융기관과 한국전력.한국통신등 주요 공기업에 대한 신용등급도 일제히 낮췄다.

시중은행의 신용등급도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달러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빌리더라도 금리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거래 한국계 증권의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S&P는 "이번 조치는 한국 정부가 신용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반영한 것" 이라며 "한국이 계속 신용주시 대상으로 남을 것" 이라고 말해 신용등급 추가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원은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이 워낙 안좋고 국제통화기금 (IMF)에 긴급자금까지 요청한 상황이어서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다" 며 "IMF 협의단과 협상을 조속히 마쳐 달러를 들여오면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고 신용등급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금융감독당국은 한국계 은행들에 대해 "순 (順) 차입 상태 (본점에 빌려주는 것보다 빌려오는 돈이 항상 더 많은 상태) 를 유지하라" 고 지시하고 나섰다.

뉴욕연방은행과 뉴욕주 은행감독국은 25일 뉴욕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 책임자들을 30분 간격으로 차례로 불러 "28일부터 순차입 상태를 유지하라" 고 지시했다고 한 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이같은 지시는 금융기관의 자금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감독당국이 해당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일정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을 것을 지시하는 이른바 '자산 유지' 조치의 전단계로 그만큼 한국 금융기관들의 신용상태를 나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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