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시장 잡기 업체 경쟁 가열…연 50%신장 올 4천억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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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단체급식 (給食) 시장을 잡아라. 단체급식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업체간 각축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 5월부터 학교급식의 외부위탁이 허용되면서 각급 학교들이 잇따라 단체급식을 기업체에 위탁하고 있으며 병원.기업등도 이에 참여하고 있다.

국방부.해군함대등 군부대 10여곳에 대한 단체급식도 민간 기업이 맡고 있다.

국내 단체급식 위탁시장 규모는 최근 몇년간 연 50% 이상 급신장, 올해는 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앞으로 몇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져 2000년대 초반에는 2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체급식 시장을 선점해 온 LG유통.제일제당.CM개발.신세계등 기존업체들은 사업장 수를 크게 늘리는 한편 ISO인증과 작업메뉴얼화로 식사의 질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풀무원과 고려당은 제휴를 통해, 현대.롯데는 기존 백화점 물류시스템 활용을 통해 단체급식을 시작하거나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가격은 1인분에 1천5백~3천5백원 사이며, 더 고급은 별도계약을 통해 가능하다.

종류도 한식.중식.일식등으로 다양하다.

◇ 학교 = 초.중.고등학교 학생 급식 외부위탁이 허용됨에 따라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학기부터 이대부속초등학교등 초등학교 2곳을 포함해 서울에서만 이미 19개교가 급식을 위탁하는등 빠르게 '탈 (脫) 도시락화'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구내식당을 포함, 전국 1만여개 학교의 단체급식시장은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대부속초등학교 허계옥 (許桂玉) 교감은 "전문업체에 위탁한 후 식단이 다양해지고 맛도 좋아져 학생.학부모들 모두 만족하고 있다" 고 말했다.

◇ 병원 = 대형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직원식당과 일반환자식을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의정부 성모.분당 차병원등은 병원을 개원하면서 전문업체에 급식을 위탁했다.

강북삼성병원을 비롯 5개 병원에 환자식등을 공급하고 있는 CM개발의 한 관계자는 "환자들의 입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면서 "병원 입장에서도 비슷한 비용으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관리인력도 줄일 수 있어 이익" 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뇨.저콜레스트롤.저혈압 환자들을 위한 특별식단인 치료식등 앞으로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아 앞으로 병원급식만 연 7천억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기본 단위가 6백명은 돼야하기 때문에 중소형 병원은 당분간 도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 기업체.기타 = 기업체.관공서 구내식당은 현재 국내 최대규모의 단체급식 시장. 경비절감과 직원들의 호응에 힘입어 외부위탁 운영이 일반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4월 전문업체에 급식을 위탁한 후 연 3억원 정도의 경비절감을 예상하고 있으며 서울시청도 직원들로부터 '메뉴가 깔끔해졌다' 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렇게 직원 급식을 전문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사업장 수는 전국에 1천여곳. 전문가들은 기업체 시장규모를 6천여개 사업장 연 2조5천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주로 계열사 급식에 주력해오던 삼성 애버랜드.아라코등도 사업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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