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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복 서울대 교수 36년동안 고정간첩 활동…안기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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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대 사회학과 고영복 (高永復.69) 명예교수가 61년 북한에 포섭된 뒤 36년동안 고정간첩으로 암약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안전기획부는 20일 북한의 부부간첩 최정남 (35).강연정 (28.여) 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高교수와 서울지하철공사 동작설비분소장 심정웅 (沈政雄.55) 등 4명이 고정간첩인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高교수는 ▶61년 북한에 포섭된 뒤 ▶수시로 남파간첩과 접선하며 은신처를 제공하고 ▶국내정세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며 ▶73년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회담 마지막날 이산가족 확인및 상봉을 위한 면회소 설치등 구체적인 제의가 있을 것" 이라는 우리측 회담전략을 북한측에 알려준 혐의다.

안기부는 이와함께 "이 사건으로 1백여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앞으로 高교수가 접촉했던 정치권 인사들과 제자등 모두 2백여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와 동향 내사를 계속할 것" 이라고 밝혀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부부간첩은 10월27일 울산에서 검거됐으며 이들중 아내 강씨는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다 검거 다음날 몸속에 감춰온 독약 앰풀을 깨물어 자살했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안기부는 또 지난 2월 발생한 김정일 (金正日) 전처 성혜림 (成蕙琳) 의 조카인 이한영 (李韓永) 씨 피살사건은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테러전문 요원 2명으로 구성된 특수공작조의 소행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78년 8월 각각 군산앞바다.전남 홍도해수욕장에서 실종됐던 고교생 3명은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돼 현재 북한에서 공작원들의 이남화 (以南化) 교육 교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정간첩 沈은 58년 9월과 66년 두차례 월북, "철도를 마비시키면 해방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으므로 철도분야에 취업하라" 는 지령에 따라 교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철도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89년 5월부터 11월까지 남파간첩과 11차례 만나 공작금.장비를 받았으며 부부간첩과 6차례 접선하며 "지하철을 마비시키려면 지하수를 관리하는 집수정과 전기를 관리하는 변전실을 파괴하면 된다" 는 것등을 보고한 혐의다.

검거된 부부간첩은 ▶高교수와 沈에 대한 지도검열 ▶高교수를 통한 같은 대학 사회학과 金모 (60) 교수 포섭 ▶새로운 공작 대상자로 전국연합 산하 울산연합 鄭모씨와 전주시의원 朴모 (34) 씨 포섭등이 기본임무였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안기부는 또 이들이 ▶황장엽 (黃長燁) 전북한 노동당비서의 거주지 ▶한국의 대통령선거 동향등 남한 정세 자료및 비행기.열차.버스시간표등 수집 ▶경북대 김순권 (金順權) 교수가 개발한 우량 옥수수 종자 입수 ▶시범 실시중인 전자주민증 입수등의 부차적 임무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부부간첩으로부터 ▶체코제 32구경 권총, 만년필용 독총 4개, 립스틱에 은닉한 독약 앰풀 5개등 인명살상용 장비 10종 2백5점 ▶무전기 4대와 난수표등 통신장비 16종 94점 ▶위조된 주민등록증 4장, 경찰관신분증 1장등을 압수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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