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파워' 오케스트라도 점령…여성단원 남성의 1.5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음악대학 졸업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면서 국내 오케스트라 단원중 여성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서울과 지방의 14개 주요 교향악단의 단원의 성비 (性比) 를 분석한 결과 여자 단원이 남자 단원보다 약1. 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악기 (하프 포함) 의 경우는 남녀 비율이 1:4로 여성단원의 분포가 가장 높았다.

목관악기 (5:3) 는 물론 그동안 '금녀 (禁女) 지역' 으로 인식됐던 금관악기 (7:2) 와 타악기 (6.5:1)에도 여성단원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민간.지방.신생 교향악단일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단원 비율이 가장 높은 교향악단은 부천시향 (13:52) 으로 남자 단원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현악파트는 47명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이다.

목관악기도 2:6으로 국내 교향악단 중 유일하게 여성 비율이 높다.

남성 단원이 여성보다 많은 경우는 KBS교향악단 (52:45) 뿐이다.

남성 단원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악단은 서울시향 (49:52).부산시향 (45:50).인천시향 (37:48).광주시향 (33:54).대구시향 (32:54).코리안심포니 (30:53) 등의 순이다.

역사가 오래된 교향악단의 고참 단원은 남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생 교향악단은 관악 파트에서도 여성 비율이 높게 나타나 오케스트라 단원의 여성화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음대 졸업생중 여성 비율이 높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여성 취업인구의 증가와 함께 결혼 후에도 오케스트라 활동을 병행하는 여성 연주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문제는 오케스트라에서 여성단원의 비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남자가 적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교향악단 단원이 직업적으로 안정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