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서평]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왜 이책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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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에게 가장 실감있게 다가온 것이 가상현실이다.

시간.공간의 제약, 현실세계의 행위가 가져올 수 있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 공간은 현대인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이 지금까지 우리가 삶을 영위해 온 사회적 공간의 보조영역에 머물지 않고 마치 사회적 공간을 대체할 수 있거나 대체해야 하는 것처럼 과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상현실이 마치 우리의 실존적 현실인 것처럼. 바로 이같은 가상공간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반성하는 일이야말로 철학의 중요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보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태에 대한 철학적 반성없이는 그 사태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는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반성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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